美전역 떠돌아 다니는 '지역은행 위기설'

입력 2023-03-14 18:16
수정 2023-03-15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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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당국이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에 대해 ‘예금 전액 보장’이라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지만 지역은행으로 확산한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고객들의 예금 인출이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지역은행 주가는 13일(현지시간) 정규장에서 급락한 뒤 시간외거래에서 급등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주가는 31.21달러로 61.8% 추락한 뒤 시간외거래에서 15.4% 반등해 36.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또 다른 지역은행인 팩웨스트뱅코프는 장중 21.1% 떨어졌다가 시간외거래에서 21.7% 올랐다.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도 장중 47.1% 하락했다가 5.3% 상승하는 등 주가가 널뛰었다.

중소형 지역은행의 대규모 예금 인출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케이스 호로위츠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고액 예금 비중이 높은 지역은행은 SVB만큼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예금 인출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며 “이들 은행은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금 보호한도인 25만달러 이상의 예금을 보유한 고객들이 불안감을 느껴 다른 은행으로 예금을 분산할 가능성이 높다. 크리스 코토스키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는 “보호한도를 초과하는 예금이 대형 은행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비롯해 자이언스뱅코프,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 코메리카, UMB파이낸셜 등 지역은행 6곳에 대해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이미 폐쇄된 시그니처은행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정크) 수준인 ‘C’로 매기고, 등급 전망은 철회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