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이 민간인 마을을 공격해 승려를 포함한 민간인 30여명이 사망했다.
14일 이라와디와 미얀마 나우 등 현지 매체는 지난 11일 미얀마군이 남부 샨주 삔라웅 타운십의 한 마을을 공격해 수도원이 피바다가 되면서 이 같은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을에서는 미얀마군과 반군부 저항군 간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시민방위군(PDF)과 소수민족 무장단체인 카레니민족방위군(KNDF)이 연합해 미얀마군에 맞섰다.
미얀마군은 마을에 들이닥치는 동시에 인근 언덕에서 포격을 가했고, 저녁에는 전투기까지 동원했으며, 사망자 대부분은 머리에 총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습에 밀려 물러났던 저항군은 이튿날인 12일 마을 수도원에서 승려 3명, 10대 초반 소년 2명을 포함해 민간인 23명의 시신을 발견했다. 수습되지 않은 시신을 포함하면 약 30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됐다.
미얀마군이 마을에 도착했을 당시 주민 대부분은 이미 마을을 떠난 뒤였지만 수도원장은 수도원을 떠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다른 승려 2명과 남성 신도 여러 명이 수도원에 함께 남아있었다.
앞서 미얀마군은 이달 초 중부 사가잉 지역 마을을 습격해 주민 17명을 살해하기도 했다.
반군부 진영은 군부가 또다시 민간인을 대량 학살했다고 강하게 비난했지만, 군부는 민간인 학살을 부인하며 사망자들은 모두 무장단체 소속이라고 주장했다.
2021년 2월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부는 저항 세력을 유혈 탄압해왔다.
이들은 반군부 세력의 무장 투쟁이 거센 지역에는 마을에 불을 지르고 전투기로 무차별 공습을 가했고, 이로 인해 민간인 희생자가 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 기준으로 쿠데타 이후 민간인 사망자는 3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