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패던 선생님, 교장 됐다"…쏟아지는 '교사 폭력' 폭로

입력 2023-03-14 11:13
수정 2023-03-14 11:14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가 인기를 얻으며 학창 시절 또래에게 당한 학교폭력(학폭) 고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교사폭력(교폭) 폭로에 대한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14일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교폭을 주제로 한 글들이 올라왔다. 조회수 17만건, 댓글 600여 개가 달린 글도 있다.

누리꾼 A씨는 "중학교 국어 선생님이 교감한테 깨지고 열이 받은 상태로 수업 들어와서 차렷, 경례 제대로 인한 애들 앞으로 끌어내서 대걸레 봉으로 패기 시작했다"며 "5개가 다 부러지자 기분이 좀 풀렸는지 '걸레 부러진 건 너희들이 사다 놓으라'고 했다"는 경험담을 털어놨다.

이에 "옛날엔 교사들이 사랑의 매 타령하면서 자기 기분 나쁜 날은 애들 이유도 없이 패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었다", "학교 다닐 때 애들 패던 선생님이 지금 교장 됐다", "돈 가지고 애들 차별하고 봉투 안 준다고 트집 잡아서 패는 악질들도 있었다" 등 의견을 댓글로 달며 동조했다.

또 다른 교사 폭력 피해를 호소한 B씨는 "수업 태도 불량을 이유로 학교에 있던 골방에 끌려가 1시간 동안 주먹으로 얼굴과 머리 등을 맞았다"며 자신의 사연을 전했다.

그는 "맞다 쓰러지면 일으켜 세워 다시 때리고, 반복된 폭력은 너무 무섭고 고통스러웠다"며 "당시에는 신고하지 못했으나 이 일로 학교를 정상적으로 다니기가 힘들어져 고등학교 진학 뒤 한 학기 만에 자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생을 그날의 악몽에서 살고 있다"며 "20년 전 일도 처벌할 수 있냐"고 누리꾼들에게 자문했다.

다만 과거 교폭이 실제 있더라도, 형사처벌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아동학대처벌법상 폭행죄 공소시효는 성년이 된 이후 5년, 상해죄는 7년 등으로 시효가 길지 않기 때문이다. 또 입증 책임도 고소인에게 있어 증거 제출도 피해자의 몫이다.

체벌을 경험하는 학생의 비율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2000년대 중반부터 체벌 금지 운동이 벌어졌고, 2010년대 경기도교육청을 시작으로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지면서 체벌이 금지된 영향이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지도를 할 때는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훈육?훈계 등의 방법으로 하되, 도구?신체 등을 이용하여 학생의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방법을 사용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서울학생인권교육센터가 지난해 발표한 '학생인권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체벌을 1번이라도 경험한 학생'의 비율은 2015년 22.7%에서 2019년 6.3%로 줄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