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다 '입'과 다르게…日 요직 금융완화파 물갈이

입력 2023-03-13 18:37
수정 2023-04-12 00:01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내각이 2013년 4월 후 10년째 이어진 대규모 금융완화와의 결별을 준비하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차기 일본은행 총재(사진)가 의회 청문회 등에서 “당분간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출구전략의 포석이 마무리 단계라는 평가다.

1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 내각은 2021년 10월 집권 후 일본은행과 재무성 인사를 통해 대규모 금융완화를 마무리하는 구도를 거의 완성했다. 일본은행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정책위원회에는 금융완화에 적극적인 ‘리플레이션파’를 절반으로 줄였다. 재무성에는 국채 전문가를 발탁해 일본은행이 대표적인 양적완화 정책인 국채 대량 매입을 중단할 가능성에 대비했다.

일본은행의 금융정책은 1년에 여덟 차례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결정한다. 일본은행 총재와 2명의 부총재, 6명의 심의위원 등 총 9명의 정책위원회 위원이 다수결로 정한다.

아베 신조 전 총리 내각은 금융완화주의자를 대거 기용했다. 대규모 금융완화를 주도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를 제외하더라도 8명의 위원 가운데 4명이 금융완화주의자였다.

기시다 내각은 작년 7월 말 정책위원회 인사에서 금융완화에 가장 적극적이던 가타오카 고지 이코노미스트의 후임으로 금융완화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다카다 하지메 오카산증권 글로벌리서치센터 이사장을 임명했다.

가장 강경한 금융완화주의자를 내보내고 반대쪽 인사를 앉힌 이 결정에 ‘아베노믹스’의 충실한 계승을 주장하는 아베파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는 후문이다. 이달 말 아베 정권이 임명한 와카타베 마사즈미 부총재의 임기가 끝나면 금융완화주의자는 두 명으로 줄어든다.

재무성 인사에서도 출구전략에 대비하는 일본 정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작년 6월 재무성은 국채와 화폐 발행, 일본은행 정책을 총괄하는 이재국장에 사이토 미치오 국장을 임명했다. 사이토 국장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스터 JGB(일본 국채)’로 불리는 국채 전문가다.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 축소에 대비해 기시다 내각이 직접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에다 차기 총재가 금융완화의 장기화에 부정적이라는 사실은 여러 기고문과 인터뷰에서 확인된다. 그는 지난해 한 기고문에서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의 효과가 나오지 않는 건 구조적인 문제”라며 아베노믹스와 대규모 금융완화의 한계를 지적했다. 일본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기시다 내각이 차기 일본은행 총재에 우에다를 임명함으로써 출구전략의 사전준비 작업을 마쳤다”고 해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