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G: 배틀그라운드(배그)’로 이름난 게임 기업 크래프톤이 올 상반기 네이버제트와 메타버스 합작법인을 세운다. 연내 대체불가능토큰(NFT)을 접목한 메타버스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 내놓는 게 목표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네이버의 메타버스 자회사인 네이버제트와 함께 올 상반기를 목표로 신규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새 메타버스 서비스 ‘프로젝트 미글루’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크래프톤 내 미글루 개발팀을 비롯해 적어도 100여 명이 새 법인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은 지난해부터 네이버제트와 미글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블록체인, NFT, 웹3.0, 메타버스, C2E(create to earn·창작으로 수익 내기) 등 최근 정보기술(IT)업계 신사업 키워드를 한데 아우르는 사업이다. 메타버스에 창작자 중심의 가상공간 ‘퍼시스턴트월드’를 열고, 일반 이용자가 여기서 콘텐츠를 제작·거래·소유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일반 이용자가 플랫폼에 기여한 만큼 보상을 받게 되는 웹3.0 구조가 특징이다. 크리에이터, 브랜드, 지식재산권(IP) 창작자 등이 가상공간의 샌드박스(자유 이용) 도구를 사용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콘텐츠 거래는 NFT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크래프톤과 네이버제트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미글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글루를 멀티(다중) 플랫폼 서비스로 운영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한 뒤 PC 호환 버전을 내놓을 계획이다. PC나 콘솔용 고해상도 게임과 달리 저사양 기기도 지원하도록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평소 게임을 잘 하지 않는 이들도 서비스를 무리 없이 쓸 수 있게 해 이용자 기반을 널리 확보하기 위해서다.
양사 간 협업은 크래프톤이 주도하고 있다. 그간 게임 내 자체 경제 시스템과 대규모 글로벌 서버 등을 다뤄온 만큼 웹3.0 방식의 메타버스에 필요한 각종 요소 기술과 노하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국내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개발·운영 중인 네이버제트는 서비스 기획과 파트너십 확보 등을 맡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메타버스 인플루언서’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며 “성공한다면 ‘배그’ 후 마땅한 유명 신작이 없는 크래프톤의 새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