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사회의 중요한 화두는 단연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이다. 정부는 2021년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통해 전국 89개 지방자치단체를 인구 감소 지역으로 지정해 지방 살리기에 나섰고, 현재 대부분의 지자체는 인구 지키기와 늘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인구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 ‘생활인구’ 개념을 도입했다. 생활인구는 2023년 1월부터 시행된 인구감소지역지원 특별법에 의해 도입된 것으로 주민등록 인구 외에 통근·통학·관광·휴양·업무·정기적 교류 등의 목적으로 체류하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생활인구 집계를 위한 구체적인 정의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으나 분명한 것은 관광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관광을 통한 체류와 지역 간 교류는 제로섬(zero-sum)이 아닌, 플러스섬(plus-sum)이 될 수 있다.
지역에 오래 머무르게 하고 다시 찾게 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볼거리·먹거리·휴양 위주의 관광이 아니라 지역과의 정서적 연대감을 높이고 의미를 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 사례가 ‘디지털 관광주민증’ 사업으로, 한국관광공사에서 강원 평창군, 충북 옥천군과 함께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처음 시작했다. 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모바일 앱으로 명예주민증을 발급받고 QR코드를 활용해 지역 내 숙박, 식음, 체험 등 각종 여행 편의시설과 프로그램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응도 매우 좋아 5개월 만에 평창과 옥천 정주민의 52%에 해당하는 4만7000여 명이 관광주민증을 발급받았으며, 그중 실제 해당 지역을 방문해 할인 혜택을 받은 건수는 7900여 건에 달한다. 그래서 2023년에는 9개 지역으로 더 확대할 계획이다.
인구 감소 지역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연적 인구 감소보다 20~30대 젊은 층인 MZ세대가 떠나는 사회적 인구 유출로, 청년이 없는 지역은 활력을 잃게 된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지역적 특색이 강한 것에 매력을 느껴 소도시를 찾는 ‘로컬힙’이 유행이라고 한다. 인구 감소 지역으로의 여행이 의미와 가치가 있는 ‘힙’한 트렌드로 지속될 수 있도록 지역에 스토리를 입히고 지역 고유의 특색이 잘 살아나는 관광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공사는 지역주민처럼 살아보는 체류형 여행인 ‘생활관광’ 프로그램도 발굴·육성하고 있다.
매력적인 관광을 통해 지역에 더 오래 체류하는 생활인구가 늘어나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마을이 ‘북적북적’하는 마을로 바뀌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