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2030세대 공략 강도를 높이고 있다. 서울 목동점을 젊은 층 사이에 인기를 끄는 신진 브랜드를 대거 들여와 탈바꿈시켰다. 현대백화점은 이곳에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한 공간을 구성했다. 전국 주요 점포에 개점 1년 만에 매출 8000억원을 돌파한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의 성공 방정식을 이식하는 것이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1년에 걸친 별관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13일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목동점 별관은 지하 3층~지상 1층의 총 1만6809㎡ 규모다.
패션 매장, 레스토랑, 카페 등 총 227개 브랜드로 채워졌다. 이 중 38개 브랜드는 목동점에 처음 입점했다. 20개 브랜드는 서울 서부상권을 통틀어 첫선을 보일 만큼 입점 브랜드에 신경을 썼다.
별관 재오픈 전 이 일대 입주민이었던 타깃 고객 연령대를 확 낮춘 게 특징이다. 여의도 더현대서울 성공 이후 전국 주요 점포에 적용 중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겨냥 큐레이션 전략을 채택했다.
지하 2층엔 MZ세대 전문관 ‘센트럴커넥션’, 지하 3층엔 스포츠 전문관 ‘스포츠 그라운드’를 들였다. 9127㎡ 규모의 센트럴커넥션은 이번 리뉴얼에서 가장 공을 들인 공간이다.
신진 패션 브랜드를 들여왔고, 젊은 층에 인기가 높을 만한 맛집을 늘렸다. 컨템포러리 패션 브랜드 ‘인사일런스’ ‘드로우핏’ 등을 비롯해 가로수길 마들렌 맛집 ‘에뚜왈’, 연남동 태국음식 맛집 ‘쌉(SSAP)’ 등 다양한 패션·식음료(F&B) 브랜드를 내놨다. 지하 3층 2248㎡ 규모로 들어서는 스포츠웨어존(사진)에선 ‘나이키’ ‘아디다스’를 비롯해 ‘아크테릭스’ ‘뉴발란스’ 등 인기가 높은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를 판매한다.
2618㎡ 규모의 1층 ‘더로비’에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대거 선보였다. 기존 목동 입주민 고객층을 놓치지 않기 위한 공간이다. ‘LCDC’ ‘벨벳트렁크’ 등 서울 청담동과 성수동 등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편집숍 브랜드를 들여왔다. 브런치와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와인 전문매장 ‘와인웍스’ 등도 내세웠다.
목동점이 벤치마킹한 여의도 더현대서울은 ‘백화점의 얼굴’로 여겨지는 1층에 명품·뷰티 매장을 들여놓는 역발상 전략을 통해 젊은 층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그 결과 개점(2021년 2월) 1년 만에 매출 80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엔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백화점은 옛 대구점도 ‘더현대 대구’로 리뉴얼해 지난해 말 재오픈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