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부진하면 돈 안 받습니다"…국내 첫 성과연동형 펀드 등장

입력 2023-03-13 17:32
수정 2023-03-14 01:19
펀드 수익률에 따라 운용보수(수수료)가 달라지는 ‘성과연동형 공모펀드’가 국내 처음으로 출시됐다. 코스피지수 등 기준지표(벤치마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두면 운용사가 보수를 많이 가져가고, 반대의 경우 적은 보수를 가져가는 구조다. 침체된 공모펀드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업계에서 나온다.

신한자산운용은 연간 수익률에 따라 보수가 바뀌는 ‘신한얼리버드성과연동보수 펀드’와 ‘신한중소형주알파성과연동보수 펀드’를 13일 출시했다.

신한얼리버드 펀드의 경우 처음 1년간은 0.45%의 보수를 받고, 그 이후부터는 직전 1년 성과를 기준으로 6개월마다 보수가 변한다. 수익률이 벤치마크인 코스피지수 대비 4.5%포인트 아래로 내려가면 보수는 0원이다.

반대로 4.5%포인트 이상 웃돌면 보수는 0.9%까지 올라간다. 신한중소형주알파 펀드는 코스피중형주지수를 벤치마크로 삼으며 처음 1년간 운용보수는 0.44%다. 수익률이 높으면 보수는 최대 0.88%까지 상승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 다른 대형 운용사들 역시 성과보수형 펀드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성과연동형 상품 출시를 지원해 왔다.

보수 책정 방법보다는 결국 수익률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성과연동형 펀드가 다른 유형의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입증돼야 관련 상품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펀드의 보수가 얼마인지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느냐에 관심이 더 크다”며 “펀드의 인센티브 제도가 좋은 수익률로 이어진다는 걸 투자자들이 인식할 수 있을 만한 성공 사례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