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국내 간판 완성차업체인 현대차와 기아의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나섰다. 글로벌 판매량이 증가하고 미국 인플레이션방지법(IRA) 개정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다.
13일 메리츠 증권은 국내 자동차 섹터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했다. 기존 시장 예상치보다 높은 실적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리츠 증권은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10%, 9% 상향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기업 전체 합산 이익규모가 3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자동차 업종은 거꾸로 높은 이익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며 "주가의 초과수익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목표주가는 현대차가 22만원에서 25만원으로 13.64%, 기아가 9만원에서 11만원으로 22.22% 상향됐다. 이날 현대차의 주가는 0.57% 오른 17만6000원, 기아는 1.03% 오른 7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자동차업체에 대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는건 다른 증권사들도 마찬가지다. 다올 투자증권은 현대차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강력 매수'로 상향했고, 목표주가도 16.67%(24만원→28만원)으로 올렸다. 삼성증권과 DB금융투자는 기아에 대한 목표주가를 각각 15.79%(9만5000원→11만원), 11.11%(9만원→10만원) 상향했다.
증권업계가 자동차업계의 실적 상향과 주가 상승을 예고하는데에는 선단(Fleet) 수요 증가가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 렌터카 회사, 기업, 정부기관 등에 대한 자동차 판매를 뜻하는 선단 수요는 올해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가 주로 선단 판매를 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전체 판매량이 전년 대비 48% 늘어날 것이란 추정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 증가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하락하던 환율이 다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당초 시장은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감소를 우려했지만, 최근 환율은 1300원대 이상으로 다시 올라갔다. IRA 관련 보조금 규정완화로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BEV) 점유율이 올해 다시 반등하고 있는점도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