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뇌전증 병역 비리를 수사해 온 검찰이 래퍼 라비(30·본명 김원식) 등 137명을 적발해 재판에 넘겼다.
서울남부지검·병무청 합동수사팀은 13일 오전 서울남부지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역 면탈자 49명, 공범 9명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래퍼 라비가 포함됐다.
합동수사팀에 따르면 라비 등 49명은 온라인에서 활동하던 병역 브로커와 공모해 뇌전증 환자인 것처럼 행세하며 병무청을 속여 병역을 감면받았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9일 같은 방법으로 병역면탈을 시도했던 프로배구선수 조재성을 포함해 K리그 현역 축구선수 2명, 영화배우 송덕호를 기소한 바 있다.
한편 서울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 특혜 등 병무 비리 의혹이 제기됐던 래퍼 나플라(31·본명 최석배)는 병역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나플라는 서울 서초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중 실제로는 제대로 출근하지 않았음에도 141일 동안 일일복무상황부 등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해 우울증으로 인해 잦은 지각, 조퇴, 병가로 복무에 부적합한 것처럼 보이게 해 소집해제를 시도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복무 이탈을 도운 혐의로 구속된 서울지방병무청 복무담당관, 서초구청 공무원 3명도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나플라는 라비가 대표인 그루블린에 소속돼 있는데, 그루블린의 공동대표인 김모 씨도 불구속 기소됐다.
나플라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게 되자 병역 브로커에게 의뢰해 조기 소집해제를 시도했다. 브로커는 나플라로부터 2500만원을 받고 우울증이 악화한 것처럼 속이고 병무용 진단서를 허위로 발급받게 도왔다.
브로커 구 씨는 지난해 12월, 김 씨는 지난 1월 구속기소돼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병무청은 뇌전증 이외의 문제로 이들 브로커와 계약한 의뢰인, 최근 수년간 뇌전증으로 병역을 감면받은 이들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수사에 나선 지 3개월 만에 뇌전증 위장 수법으로 병역면탈을 시도한 병역면탈자 109명, 공무원 5명 및 공범 21명, 병역 브로커 2명 등 총 137명을 적발해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수사팀은 브로커들의 범죄수익 16억147만원을 추징보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