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시장파 리창 '2인자' 확정…中 인민은행장은 깜짝 유임

입력 2023-03-12 18:04
수정 2023-04-1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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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리창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2인자’인 국무원 총리에 확정됐다. 국무원 부총리들도 전원 시 주석의 측근들로 채워졌다. 이강 인민은행장은 예상을 깨고 유임됐다.

12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전날 4차 전체회의에서 진행한 총리 투표에서 리창을 선출했다. 총리는 행정부인 국무원의 수장이다. 공산당 총서기가 겸직하는 국가주석에 이어 중국의 2인자다. 당이 국가의 우위에 있는 중국에선 권력 핵심인 7인의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서열 2위가 총리를 맡는다.

리 신임 총리는 국무원을 최소 5년, 연임 시 10년간 이끌며 시 주석의 국정 운영 방향과 방침을 관철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3년간의 ‘제로 코로나’ 방역과 부동산 등 민간 부문 압박으로 침체에 빠진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되살리는 것이 리 총리의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저장성 출신인 리 총리는 시 주석이 2002~2007년 저장성 성장과 당서기를 지낼 때 비서실장 역할을 한 핵심 측근이다. 그는 저장성 성장, 장쑤성 당서기, 상하이시 당서기를 거쳐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 당대회에서 상무위원에 올랐다. ‘경제수도’ 상하이, 중국 지역내총생산(GRDP) 2위·4위인 장쑤성과 저장성에서 리더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경제통으로 분류된다. 시장 원리와 기업가 정신을 중시하는 경제 철학을 가진 인물로 알려져 있다.

리 총리는 이날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인 딩쉐샹과 중앙정치국 위원인 허리펑, 장궈칭, 류궈중을 부총리로 지명했다. 상무부총리를 맡는 딩쉐샹은 직전까지 시 주석의 비서실장인 당 중앙판공청 주임 겸 주석 판공실 주임을 맡았다. 총리와 상무부총리가 모두 시 주석의 비서 출신인 것이다. 딩쉐샹은 시 주석의 국내외 방문, 중요한 정상회담 등의 배석자 명단에 거의 빠지지 않아 ‘문고리 권력’ 또는 ‘그림자’로 불린다.

허리펑은 시 주석이 1985~2002년 푸젠성 샤먼에서 근무할 때부터 40년 이상 친분을 쌓아왔다. 거시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을 지냈다. 앞으로는 류허 전 부총리가 맡았던 경제·금융 부문을 담당한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행장에는 이강 현 행장이 예상을 깨고 유임됐다. 이와 함께 류쿤 재정부 장관과 왕원타오 상무부 장관도 자리를 지켰다. 중국이 ‘5% 안팎’의 경제성장 목표를 제시하고 ‘안정 속 성장’ 기조를 내세운 만큼 경제 운용의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 행장의 유임은 당분간 통화정책에 급격한 변화가 없을 것이란 신호로 풀이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