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중재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7년 만에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슬람 양대 진영인 수니파와 시아파의 종주국인 사우디와 이란 양국 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분쟁으로 점철된 중동 지역에 화해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다만 미국은 양국의 협상에서 중국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이란 국영 뉴스통신 IRNA는 양국 공동성명을 인용해 “양국은 2개월 안에 상대국에 대사관과 공관을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와 이란은 2016년 단교했다. 사우디가 반체제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시아파 무슬림을 처형하자 이란이 반발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 등에 있는 사우디 공관을 화염병으로 급습했고 양국의 외교 관계가 단절됐다.
중국 외교부는 두 나라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했다고 밝혔다. 이날 양국의 관계 정상화 합의는 중국 베이징에서 이뤄졌다. AP통신은 “미국이 중동에서 서서히 발을 빼는 것으로 걸프 국가들이 인식하는 가운데 중국이 거둔 중요한 외교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은 협상에서 중국의 역할이 크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조정관은 “이란이 사우디와의 협상 테이블에 나온 이유는 대내외적인 압력 때문이지 중국의 초청 때문이 아니다”며 “미국이 중동과 멀어지고 있다는 주장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이스라엘을 제외한 중동 국가들은 일제히 환영하는 입장을 내놨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