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국은행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와 관련해 "국내 금융·실물경제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12일 내놨다. 정부는 관련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즉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와 한은은 이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거시경제·금융현안 관련 정례 간담회를 열고 지난 10일(현지시간) 발생한 미국 SVB 사태를 집중 점검했다.
정부는 회의 후 보도자료를 통해 "SVB의 유동성 위기가 은행 폐쇄로 확산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긴축으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SVB의 폐쇄가 국내외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한은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24시간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신속히 대응하기로 했다.
다만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금융위와 금감원 등 금융당국은 "국내 은행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간담회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부처 수장과 이창용 한은 총재 등이 매주 일요일 개최하는 회의다. 이날 회의엔 추 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한은에선 스위스 바젤에서 개최되는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 참석 차 출국한 이 총재를 대신해 이승헌 부총재가 참석했다.
한은은 13일 오전 증시 개장 전 한차례 점검회의를 더 개최해 관련 상황을 파악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SVB 폐쇄가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 및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