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북 지역에서 먹이를 노린 야생 백두산 호랑이가 민가에 출몰해 당국이 주의보를 발령했다.
10일 극목신문 등 현지 매체는 지난 4일 이른 새벽 지린성 훈춘시 먀오링촌의 한 농가에 호랑이 한 마리가 접근하는 모습이 폐쇄회로TV(CCTV)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CCTV에 찍힌 영상에는 호랑이 한 마리가 조심스럽게 민가에 접근한 뒤 낮은 자세로 엎드렸다 외양간을 향해 달려들자 소 떼가 놀라 들썩이는 모습이 담겼다.
이 농가 주인은 "CCTV를 통해 호랑이 실물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폭죽을 터뜨려 쫓아내 다행히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근래 수년간 호랑이가 민가에 내려온 적이 없었다"면서 "이례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지 당국은 주의보를 발령하고 순찰을 강화한 뒤 "서식 환경 개선에 따라 야생 호랑이 개체 수가 늘고 있다. 당분간 산에 오르지 말고, 문단속을 철저하고 외출할 때 안전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중국과 북한, 러시아와 맞닿아 있고 숲이 울창한 이 지역은 야생 백두산 호랑이의 대표적 서식지로, 겨울에는 먹이를 찾아 산 아래로 야생 호랑이가 내려오는 모습이 종종 목격된다.
지난해 말에는 헤이룽장에서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까지 내려온 야생 호랑이가 다섯 차례 목격됐으며, 지난달에도 중국과 러시아 사이를 흐르는 우수리강 일대에서 세 차례 포착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