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공장 유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국의 전기차 공장 투자 보조금이 미국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 매력이 줄어들어 장기적으로 한국 전기차산업의 생산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울산에 2조원을 들여 지을 예정인 전기차 신공장의 보조금은 약 422억원에 불과하다. 현대차가 6조3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전기차 공장을 지으면서 받게 될 인센티브(약 2조5000억원)와 비교된다.
국내에서 전기차 공장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1%다. 현대차가 울산 신공장에 2조원을 투입하면 200억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투자금액의 3%(대기업 기준)를 지방투자촉진 보조금으로 받을 수 있지만, 국비 지원 한도가 100억원이어서 지방비 매칭을 합쳐도 최대 222억원으로 제한된다. 지방투자촉진 보조금의 국비와 지방비 지원 비율은 45% 대 55%다.
기획재정부가 올해에 한해 적용을 추진하고 있는 임시투자세액공제 2%포인트를 추가해도 현대차는 국내에서 세액공제 600억원, 지방투자촉진 보조금 222억원 등 822억원만 지원받을 수 있다. 조지아 공장처럼 6조3000억원을 울산에 투자한다고 가정해도 최대 보조금은 2112억원(세액공제 1890억원+지방투자촉진 보조금 222억원)에 그친다.
반면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전기차 공장 세액공제를 기본 6%, 최대 30% 적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조지아 신공장은 이를 통해 최소 3780억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고, 주정부에서 제공하는 인센티브 17억달러(약 2조2000억원)를 추가로 받는다. 국내 투자의 열 배가 넘는 보조금을 받는 셈이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외 주요국이 자국 내 전기차산업 생태계 구축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자동차산업 투자 인센티브가 다른 산업에 비해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