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를 나흘 앞두고 요격이 어려운 신형 탄도미사일을 쏘며 도발을 재개했다. 북한은 우리 측 주요 공군 비행장을 겨냥한 훈련이라고 밝혔다. 프리덤실드 기간에 북한의 추가 도발이 예상된다.
10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9일 오후 6시20분께 평안남도 남포시 태성호수 내 돌출부에서 서해 방향으로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여섯 발을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부전선 화성포병부대의 화력습격훈련을 현지지도했다”고 밝혔다. 훈련 목적에 대해 통신은 “화력습격중대는 적 작전비행장의 주요 요소를 가상해 설정된 조선 서해상의 목표 수역에 위력적인 일제 사격을 가함으로써 실전 대응 능력을 자신감 있게 과시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여섯 발의 미사일이 동시에 발사되는 사진도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주장하는 신형전술유도무기를 ‘한국형 전술지대지미사일(KTSSM)’과 비슷한 CRBM으로 평가했다. CRBM은 비행거리 300㎞ 이하의 근거리탄도미사일이다.
이번 CRBM의 사거리는 100~130㎞로 추정되나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 기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보다 비행 고도가 낮아 한·미의 감시망을 비켜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이 발사 장소로 내륙 호수의 중앙 지점을 선택한 것도 주목된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저수지 안 돌출 지형에 이동식 발사차량(TEL) 여섯 대를 놓은 뒤 한 발씩 쏜 것으로 추정된다. 마치 물속에서 비행체가 발사된 것처럼 보이게 유도해 발사 원점 식별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합참 관계자는 이와 관련, “(북한의 CRBM은) 현재 우리가 갖춘 요격체계로 요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태성호는 관개용 인공호수지만 주변이 ‘체육기지’로 골프장이 조성돼 있다. 북한이 골프장을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한 것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신형전술유도무기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4월 처음 공개한 고체연료 기반의 미사일과 비슷한 종류로 추정된다. 북한은 당시 “이 무기체계는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 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커다란 의의를 지닌다”고 밝혀 소형 핵탄두 장착 가능성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도발이 오는 13~23일 시행되는 FS에 반발하는 성격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FS 훈련을 앞두고 긴장 수위를 높이면서 우리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목적으로 사전에 도발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딸 김주애(10)와 현장에서 발사 훈련을 지켜봤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