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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바이두가 인공지능(AI) 챗봇인 ‘어니봇’을 공개하기로 한 시한이 임박했지만, 여전히 오류를 다 잡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어니봇 개발팀은 미국의 규제 여파로 고성능 반도체 칩을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두 사내에서 어니봇의 성능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보도했다. 바이두는 오는 16일 어니봇을 공개할 예정이다. 발표 예정 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어니봇은 아직 데이터를 학습 중이다. 개발팀 일부는 어니봇 완성도를 높이기엔 시간이 부족하다고 했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 오픈AI가 개발한 AI 챗봇인 ‘챗GPT’가 돌풍을 일으키자 올해 초부터 바이두는 어니봇 개발에 속도를 내왔다. 바이두는 다른 자국 기업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AI 챗봇을 공개하겠다는 목표다. 어니봇 개발에 참여하는 수백 명은 춘제 연휴를 반납했고, 최근엔 24시간 일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도 어니봇의 발목을 잡고 있다. WSJ는 어니봇 개발팀이 다른 팀으로부터 미국 엔비디아의 고성능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인 A100을 빌려 쓰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미국의 규제로 중국 기업들이 A100을 신규 구매할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어니봇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바이두가 구글과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본다. 구글의 AI 챗봇 바드가 시연에서 오답을 내자 지난달 8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약 1000억달러 증발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