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GS家 엘앤에프, 벌써 몸값 8조

입력 2023-03-10 17:50
수정 2023-03-11 00:57
범GS가(家) 기업으로 분류되는 2차전지 소재 업체 엘앤에프의 몸값이 10조원에 근접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10일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1.74%(4000원) 오른 23만45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엘앤에프 시가총액은 8조446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8일에는 시가총액이 9조4368억원으로 10조원 목전까지 뛰기도 했다. 2021년 3월 1조8000억원에 불과했던 시가총액이 2년 동안 5배로 뜀박질했다.

몸값을 밀어 올린 것은 불어난 실적이다. 엘앤에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01.6% 늘어난 266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도 전년보다 54.3% 늘어난 4108억원에 달한다.

GS그룹 창업주인 허만정 명예회장의 증손자 허제홍 새로닉스 사장이 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LCD(액정표시장치) 소재 업체인 새로닉스는 허 사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65.29%를 보유 중이다. 이 회사는 2000년 엘앤에프를 세우고 2차전지 양극재 사업을 시작했다. 니켈 함량이 높은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 기술을 개발했지만, 실적은 들쭉날쭉했다. 반전의 계기가 찾아온 것은 2020년이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2021년)과 1조원대 양극재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목받는 소재 기업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최근엔 테슬라와 양극재 직거래 계약을 맺으면서 코스닥시장 스타 기업으로 부상했다.

엘앤에프의 성공은 GS그룹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GS그룹은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오랜 기간 투자했지만 큰 손실을 봤다. 2018년 2차전지 업체인 GS이엠을 청산하면서 관련 사업에서 손을 뗐다. 최근 엘앤에프는 설비투자 자금을 마련하려고 준비 중이다. 보유한 자사주를 기초자산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수천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GS그룹이 엘앤에프의 투자비 조달 과정에서 지원에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