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개월여 만에 5만원대로 내려앉았다. 반도체 업황이 이른 시일 내에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10일 삼성전자는 1.0% 하락한 5만9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 종가가 6만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1월 6일(5만9000원) 후 처음이다.
2021년 1월 9만원을 넘어선 삼성전자는 이후 하락세를 거듭해 지난해 9월 30일엔 5만1800원까지 떨어졌다. 올초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6만4600원(1월 27일)으로 올랐지만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5만원대로 밀렸다.
전날 미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가 하락한 게 영향을 미쳤다. 뉴욕증시에서 퀄컴은 3.28%, 엔비디아는 3.08% 하락했다. 마이크론과 AMD는 각각 2.27%, 1.57% 내렸고 마벨테크놀로지는 5.19% 급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01%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적자가 발생해 전체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KB증권은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2조80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이 발생해 전체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증권은 반도체 사업 부문의 적자 규모를 1조9000억원으로 추정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을 1조4000억원, 2분기 영업이익을 6085억원으로 전망했다. 2분기 실적이 전 분기 대비 반 토막 날 것으로 내다봤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업황 개선 기대로 급등한 삼성전자 주가가 단기 업황을 반영하면서 조정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실적이 2분기에 저점을 찍고 올라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할 때 보유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안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점에 초점을 맞춘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