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는 9일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며 “정쟁이 아니라 민생을 챙기는 정치 방향으로 나아가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며 “정쟁이 아니라 민생을 놓고 서로 누가 더 잘하나 경쟁하는 합리적 정치가 가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를 어떻게 봤느냐’는 질문엔 “할 말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이 대표는 앞서 SNS를 통해 “김 대표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잘하기 경쟁’으로 위기에 처한 국민 삶을 구하는 데 머리를 맞대고, 민생경제 위기와 평화 위기를 극복하는 데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생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약속, 꼭 지켜주리라 믿는다”며 “저와 민주당도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할 것은 확실히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최근 ‘민생’을 강조하는 동시에 윤석열 정부를 향해선 일제 강제징용 배상안을 고리로 공세를 퍼붓고 있다. 장외투쟁에도 재시동을 걸었다.
이 대표와 당 지도부는 11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강제동원 해법 강행 규탄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전국 17개 시·도당에도 조직 동원을 요청했다. 이 행사는 당초 시민단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단독 주최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지도부와 의원들이 참석하기로 하면서 민주당 공동 주최로 바뀌었다. 민주당이 장외로 나서는 건 지난달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정권 규탄 국민보고대회’ 이후 한 달 만이다.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반일’ 여론 등을 통해 지지자를 집결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서 대거 이탈표가 나온 이후 내홍이 불거지자 당 바깥으로 시선을 돌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뚜렷한 메시지를 내진 않고 있다. 기자들이 ‘당 쇄신 방안’ 등을 물어도 ‘동문서답’하며 피한다. 대신 박홍근 원내대표가 선수(選數)별로 당 의원들을 만나며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