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증권사에 법인지급결제가 허용되면 금융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과 관련해선 현행 제도를 개선해 빠르게 시장금리를 반영하겠다고 언급했다.
서 회장은 지난 7일 금융투자협회 기자실을 깜짝 방문해 최근 증권업계를 둘러싼 이슈에 대해 직접 소통에 나섰다. 그는 "증권사가 법인결제 서비스에 합류하면 효용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사에 법인결제 업무가 허용되면, 기업들은 증권사를 통해 자동이체(CMS), 전자지급결제대행(PG)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제1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증권사의 법인 대상 지급결제 허용 여부를 논의했다. 당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비은행권의 업무영역 확대의 경우, 은행권 경쟁 촉진과 함께 금융안정,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신용융자 이자율에 관한 이슈도 개선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일 개최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14개 증권사 CEO에게 "신용융자 이자율 산정 관행 개선에 대한 논의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서 회장은 "현행 제도로는 시장금리가 급격히 움직일 때 대응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이 때문에 금융 소비자들이 '금리는 내렸는데, 이율은 왜 떨어지지 않느냐'는 불만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금리가 신용융자 기준금리에 빨리 적용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찾고 있다"며 "최근 증권사들은 신용융자율을 자발적으로 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의 말처럼 증권사들은 잇따라 이자율을 인하하고 있다. KB증권은 최고 0.3%포인트 이자율을 내리기로 했으며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일부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최대 1.15%포인트 인하했다. 키움증권도 오는 10일 매수분부터 최대 2.1%포인트 낮춘 신용융자 이자율을 적용한다. 이 밖에도 여러 증권사가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올해 초 임기를 시작한 서 회장은 초심을 강조했다. 그의 집무실엔 '초심을 잃지 말자, 65.64'가 새겨진 액자가 있다. '65.64'는 지난해 금투협 회장 선거 당시 기록한 그의 득표율 65.64%를 의미한다.
그는 "대다수 회원사의 지지를 얻어 결선투표 없이 당선됐다"며 "선거 운동 당시 증권사, 운용사, 부동산신탁사의 대표 등을 만날 때 들었던 내용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액자를 걸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책을 결정하는 금융위원회나 국회에서 협회의 의견이 거절되더라도 의지를 꺾지 않겠다는 마음도 담았다"며 "앞으로도 소통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