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간 쏙 빼갔다…'백상아리 떼죽음' 범인 알고 보니

입력 2023-03-07 16:07
수정 2023-03-07 16:15

포악하기로 유명한 백상아리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근해에서 떼죽음을 당했다. 이들은 최상위 포식자인 범고래 한 쌍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6일(현지시간) 일간지 더시티즌은 지난주 케이프타운에서 동남쪽으로 150km 떨어진 간스바이 해안에서 백상아리 10여 마리의 사체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백상아리의 사체는 갈가리 찢겨 있었으며, 공통적으로 모두 간이 사라진 상태였다. 현지 해양 동물 보호단체에서 상어를 연구하는 앨리슨 타우너(37)는 "상어의 사체를 보면 가슴 지느러미에 범고래 이빨 자국이 있다"고 전했다.

해양 생물학자들은 범인이 '포트'와 '스타보드'라는 별명을 가진 범고래 두 마리라고 추정했다. 이들은 2015년 케이프타운 근처에서 처음 발견됐다.

지난해 '스타보드'가 다른 범고래 4마리와 함께 모셀 베이라는 항구 도시에서 백상아리를 추격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된 적 있지만, 범고래가 백상아리를 공격하는 사례는 드문 것으로 전해졌다.

해양 생물학자인 랄프 왓슨(33)은 "상어의 간은 영양가가 매우 높다"면서 "포트와 스타보드의 공격 가술은 외과 수술처럼 정교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의 공격이 남아공 근해 백상아리 개체 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