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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줄곧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는 와중에도 유럽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나홀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여행·레저, 은행, 명품 등의 분야에서 거시경제 상황을 무색케하는 실적 성장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긍정적인 전망은 가파른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행·은행·명품 분야가 실적 개선 이끌어7일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와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유럽 주요 우량 종목으로 구성된 'EuroStoxx 50'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EPS(주당순이익)는 올해초 대비 3% 가량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선진 주식시장 중 유일한 이익 전망치 상향이다. 같은 기간 미국의 'S&P500'과 일본의 'TOPIX'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EPS는 3% 가량 하향됐고, 한국의 이익 전망치 역시 하락했다.
유럽의 여행·레저, 은행 , 명품 기업 등이 실적 전망치 상향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분야별 12개월 선행 EPS를 보면, 여행·레저가 10%, 은행이 8%, IT와 건설이 3%, 소매가 2%의 상향율을 보였다.
자연스레 관련 기업들의 높은 주가 상승률이 이어지고 있다. 이지제트(52.97%), 루프트한자(39.19%), 라이언에어(30.52%) 등 유럽 항공사나 플러터 엔터테인먼트(20.66%) 같은 레저 기업들은 올해 '폭등'에 가까운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BNP 파리바(18.22%)·ING(15.5%)·바바그(18.54%) 등 은행주나, LVMH(18.86%)·케어링(19.71%)·버버리(22.16%)·에르메스(18.23%) 등 명품주들도 마찬가지다. ○"유럽 명품사러 중국인이 온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실적 '아웃퍼폼'과 주가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실적과 주가를 끌어올릴 '모멘텀'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여행·레저와 명품 기업들의 경우 중국의 리오프닝 및 경기진작의 수혜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빗장 개방 이후 나타나고 있는 중국인들의 유럽 여행, 명품 소비가 올해 2~3분기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은행주들의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의 고금리 긴축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혜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유럽의 반도체 기업들의 경우도 최첨단 장비나 차량용 반도체가 주축을 이루는만큼 미국이나 동아시아 반도체 기업과 달리 상대적으로 모멘텀이 견고하다는 평가다. 휴 김버 JP모건자산운용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지난 몇 달간 유럽 증시는 좋은 흐름을 보였고 연말까지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주요 주가지수뿐만 아니라 섹터의 매력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유럽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에너지 가격은 안정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해 말 고점 대비 절반 가량으로 하락했고, 생산자 물가 역시 90% 가량 떨어졌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