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서 그동안 가짓수가 많지 않았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선택지가 늘어나고 있다. 세단보다 SUV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탓에 생애 첫 차를 구입할 때도 SUV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소형 SUV 등으로 선택지가 다변화됐다는 분석이다.
현대자동차가 7일 2세대 코나의 전기차 모델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을 공개하면서 내연기관차부터 전기차까지 올해 소형 SUV 면면이 늘었다. 유럽, 미국, 중국을 제외하면 한국 전기차 시장이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는 데다 SUV가 대세가 돼 한국이 소형 SUV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날 온라인 월드프리미어를 통해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을 공개했다.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은 현대차가 지난 1월 출시한 코나 2세대 완전변경 모델의 전기차 버전으로 최고출력 150㎾의 전기모터와 64.8k㎾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최장 410㎞를 목표로 인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디 올 뉴 코나의 전기차까지 출시되면서 국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소형 SUV는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포함해 10종이 넘는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모델은 한국GM의 트랙스다. 앞서 한국GM은 지난달 국내 소형 SUV 시장의 시작을 알린 모델 트랙스의 미국 수출용 차량 양산에 들어갔다.
2013년 국내 첫 출시 이후 10년 만에 2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탈바꿈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북미 수출용에 이어 이달 안에 국내용으로도 판매될 예정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소형 SUV 시장 확대뿐 아니라 한국GM의 경영정상화까지 책임질 모델로 꼽힌다. 전 세계 시장 출시를 목표로 만들어진 모델인 만큼 한국 사업장의 생산량과 효율, 수익성 제고를 이끌게 된다.
현대차·기아는 베스트셀링 모델인 코나와 니로로 맞선다.
현대차는 이번에 내놓은 2세대 코나 전기차를 포함해 지난 1월 출시한 디 올 뉴 코나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로 올해 소형 SUV 시장에 대응한다. 최근 소비자들이 차체가 큰 차를 선호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1세대 대비 몸집을 키운 게 특징이다.
기아는 니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연식변경 모델인 'The 2024 니로'를 지난달 출시했다. 니로는 지난해 7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출시되며 2022년 소형 SUV 부문 판매량 1위를 차지한 셀토스(4만2983대)에 이어 2위(2만9104대)에 오른 인기 모델이다.
현대차와 기아에서 선택할 수 있는 소형 SUV로는 셀토스와 베뉴도 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셀토스는 지난해 국내 여성 운전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모델 1위에 오른 차다. 베뉴도 인도 등 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하이브리드 인기를 반영해 르노코리아는 XM3의 하이브리드 모델 'XM3 이테크 하이브리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월 3.3%의 저금리 할부 상품을 통해 합리적 가격의 차량을 원하는 사회초년생들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수입차 업체들도 국내 소형 SUV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BMW는 지난 1월 iX1의 사전 예약을 시작했고 다음 달부터 본계약에 돌입할 계획이다. 볼보는 기존 모델의 전기모터와 배터리 성능을 개선한 전기차 모델 XC40 리차지를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지프는 첫 전기 SUV '어벤저'를 아시아 최초로 지난달 한국에서 공개했다. 어벤저는 지프 브랜드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소형 전기 SUV다. 국내 출시일은 미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SUV의 인기가 커지면서 세단 대신 SUV를 첫차로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전기차 모델까지 다수 출시되면서 올해 소형 SUV 시장은 다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