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7일 정부가 발표한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을 놓고 격돌했다.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전향적 조치"라며 정부 지원 사격을 이어가면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죽창가 타령을 거둬야 한다"며 공세를 펼쳤다. 이에 민주당은 "피해자와 국민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라고 맞서며 강제징용 해법 철회를 촉구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안에 대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과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으로 관련 전문가들도 가장 합리적이라 주장한 방안"이라며 "이 방안은 노무현 정부가 오랜 민간합동 논의 끝에 채택한 방안의 연장선"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부 방침이 모든 피해자와 유족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국민들의 민족 감정을 100% 만족시킬 수 없다는 점은 잘 알지만, 정부가 과거에 맺은 국제 협정을 깨고 국제법을 어길 수는 없다"면서 "이미 일본과 대등한 국가가 된 대한민국이 자신감을 갖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 "정치적 이익을 위해 반일 감정만 자극하며 문제를 악화시켰던 문재인 정부를 따라가지 말고, 한일 관계의 새역사를 쓰고자 했던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따라가길 바란다"며 "대다수 국민은 더 이상 민주당의 '죽창가 타령'을 찬성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정부가 우리 기업의 주머니를 털어 일본 정부의 죗값을 대신 갚겠다고 한다"며 "피해자와 주권자인 우리 국민 전체에 대한 심각한 모욕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해법은 완전한 굴종이자 국가의 품격, 국민에 대한 예의, 자국민 보호라는 국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한 것에 다름없다"며 "일본 정부의 죗값을 영원히 덮고 묻지마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과거 일본 정부가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며 우리에게 떠넘긴 책임을 고스란히 수용한 것이다. 앞으로 피해자와 정부 사이에 새로운 법적 다툼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더 놀라운 것은 윤석열 정부가 이토록 굴욕적이고 무능한 외교 결과를 미래지향적 결단으로 포장하려 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정부는 굴욕적인 대일 면죄부 해법을 즉각 철회하고 윤 대통령은 정부가 모욕한 강제동원 피해자와 국민께 즉각 사과하기를 바란다"며 "외교통일위원회 즉각 소집뿐만 아니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강제동원 해법에 관한 긴급현안 질의를 실시할 것을 국민의힘에 공식 제안한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