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해 35%까지 취득하겠다고 밝혔다. 최대주주 지위 확보를 위한 공식 행동에 나선 카카오는 SM의 자율성, 독립성 등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는 7일 "SM의 최대주주가 되는 것은 그동안 견지해온 SM과의 사업 협력을 유지하기 위해 택한 방법"이라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는 크리에이티브, 자율성 보장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는 SM 고유의 전통과 정체성을 존중하고 자율적·독립적 운영과 기존 아티스트의 연속적·주체적 활동을 보장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13년 카카오엔터의 레이블로 합류한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그룹 아이브(IVE) 성공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그간 SM이 강조해 온 '독립성 보장'에 방점을 둔 메시지를 처음 공개적으로 내놓은 것이다. SM은 아이돌 1세대부터 4세대까지 오랜 시간 K팝 시장을 주도하며 고유의 브랜드를 구축해 온 가요 기획사였다. 업계 최대 경쟁자인 하이브에 인수되는 것을 반대하는 이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 또한 SM의 오리지널리티 훼손과 관련한 것이었다.
가요 기획사 중 유독 패밀리십이 돈독한 SM은 인수전이 격화하는 상황에서도 임직원 및 소속 아티스트들이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닛장 이하 재직자 208명이 평의원 협의체를 구성해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가 발표한 'SM 3.0' 계획에 지지를 보냈다. 지난달 말 개최된 그룹 에스파의 첫 단독 콘서트에는 그룹 동방신기 최강창민, 슈퍼주니어 이특·은혁, 소녀시대 태연, 샤이니 민호·키, 레드벨벳 슬기·웬디, 레이든, NCT 지성·해찬·런쥔·텐·샤오쥔·쿤 등이 대거 참석해 현장서 응원을 보내 팬들을 감동케 했다.
카카오는 "소속 아티스트 및 임직원의 이탈 없이 기존 SM의 핵심 경쟁력을 이어 나가겠다"는 목표를 밝힌 상태다.
하이브 역시 SM 인수로 양사가 함께 시너지를 내자는 '윈 투게더(Win Together)' 메시지를 내놓은 상태다. 하지만 SM과 하이브의 미래를 LVMH(루이뷔통모에헤네시)-불가리, 기아자동차-현대자동차 그룹에 빗대어 표현하는 등 우월적 지위에서 비롯된 일부 발언으로 팬들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편 카카오는 IT와 콘텐츠의 결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AI, 메타버스 등 다양한 기술 역량 확보를 위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 등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다양한 IT 자산과 SM IP의 결합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