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백스앤카엘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진행성핵상마비(progressive supranuclear palsy, PSP)에 대한 'GV1001'의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보라매병원을 비롯해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경희대병원에서 진행된다.
PSP는 비전형 파킨슨 증후군이다. 파킨슨의 형태 중 가장 심각한 질환으로, 병의 진행 속도가 빠르고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다고 했다. 주된 증상은 보행장애 및 자세 불안정성, 인지저하, 안구운동장애, 수면 장애 등이다. 환자들은 목의 근육이 경직돼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이 어렵고, 잘 넘어진다.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뇌 신경세포에 생긴 염증으로 신경세포의 사멸이 나타나는 등 알츠하이머병과 병태생리학적으로 유사한 부분이 있다. GV1001은 젬백스가 알츠하이머병 2상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했던 약물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젬백스는 GV1001이 PSP 치료에도 효과가 있을 가능성을 보고 전임상을 진행했다. 동물실험 결과, GV1001은 운동 및 공간인지 능력 회복 등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효능을 보여줬다고 했다. GV1001은 인간 텔로머라제 유래 펩타이드를 조합해 만든 약물이다. 항노화 항산화 항염증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중 기전의 약물인 GV1001은 알츠하이머병과 PSP 등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뇌의 면역환경을 개선하고 염증을 줄일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PSP 환자는 미국에서 2만명 정도로 추정되며, 주요 16개국 기준 26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번 임상의 연구책임자인 이지영 서울대 의대 신경과 교수는 "이번 임상은 난치성 파킨슨증후군인 PSP에 대한 한국 최초의 임상"이라며 "2상 임상의 목적인 GV1001의 안전성 및 개발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젬백스 관계자는 "알츠하이머병 2상에 이어, PSP 2상까지 진행하면서 신경퇴행성질환 전반으로 GV1001의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이는 15년 넘게 연구해 온 GV1001의 방향성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