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당 만원씩 받고 데려와"…개 수백 마리 굶겨 죽인 60대

입력 2023-03-06 15:22
수정 2023-03-06 15:23
개 수백 마리를 굶겨 죽인 혐의를 받는 60대가 "처치 곤란한 개들을 처리해주는 대가로 한 마리에 1만원씩 받고 데려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양평경찰서는 6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60대 남성 A 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전날 "주택가에 수백 마리의 개 사체가 있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에 신고한 주민은 본인이 잃어버린 개를 찾기 위해 수소문하다가 A 씨 주택까지 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자택 마당의 철창과 드럼통 등에서는 뼈가 다 드러난 상태의 개 사체 수백 구가 발견됐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상 최악의 동물 학대다. 현장에 다녀왔는데 육안으로만 파악해도 사체는 300~400구가 넘어 보인다"며 "사체는 썩어 문드러져 바닥에 들러붙어 있었다. 사체들이 바닥과 바닥을 이룬 곳에 새로운 개를 넣어 놓았더라. 번식장 등지에서 번식 능력을 상실한 나이 든 작은 개들을 주로 데려와 그대로 두고 굶겨 죽였다"고 밝혔다.

고물상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고물을 수집하기 위해 곳곳을 다니던 중 몇몇으로부터 '키우던 개를 처리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들로부터 한 마리에 1만원씩 받고 개들을 데려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자택에서 발견된 사체의 규모로 볼 때 개들을 여기저기서 한 마리씩 데려왔다는 A씨 진술은 신빙성이 다소 낮은 것으로 보인다. 사체의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는 한편, A 씨를 상대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물보호법 제8조(동물학대 등의 금지)는 '고의로 사료 또는 물을 주지 아니하는 행위로 인하여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