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가 6년 만에 열리는 세계 야구 축제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4강에 도전한다. 2017년 4회 대회 이후 코로나19로 미뤄졌던 WBC는 일본을 비롯해 미국, 대만 등에서 8일부터 각자 조별리그에 돌입한다.
한국은 일본, 호주, 중국, 체코와 함께 B조로 일본 도쿄에서 조별리그를 치른다. 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호주와, 10일에는 역대 최강 전력을 갖춘 일본과 맞붙는다. 조별리그에서 1위나 2위로 통과하면 네덜란드, 대만 등이 속한 A조의 1·2위와 8강 토너먼트를 벌인다.
한국 야구팬에게 WBC는 특별한 대회다. 한국대표팀은 1회와 2회 대회에서 저력을 과시했다. 박찬호, 김병현, 김선우, 이승엽이 힘을 합친 1회에서는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과 결승에서 맞붙은 2회에서는 연장전에서 아쉽게 패해 준우승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야구는 실망감을 안겼다. 2013·2017년 대회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역대급 졸전을 치르며 노메달 수모를 겪었고, 국내 리그에서도 추문이 적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명예회복을 위해 놓쳐서는 안 될 기회다.
상황이 쉽지만은 않다. 미국 야구 전문잡지 ‘베이스볼아메리카(BA)’가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20개국 가운데 한국을 7위로 꼽았다. BA는 WBC 판도를 도미니카공화국, 일본, 미국 ‘최상위 3개 팀’과 이들을 위협하는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 멕시코, 한국, 네덜란드 ‘상위 5개팀’ 구도라고 평가했다.
한국 대표팀의 평균 나이는 29.2세. 30명 가운데 10명이 성인 대표팀 첫 발탁일 정도로 새 얼굴이 많다. 지난 시즌 타격 5관왕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박병호, 강백호(kt 위즈)는 이번이 첫 WBC 출전이다. 여기에 이번 대표팀의 양대 메이저리거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보여줄 콤비플레이도 관심거리다.
대표팀은 개막을 이틀 앞둔 6일 진행한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와의 첫 공식 연습경기에서 2-4로 패했다. 10안타를 치며 나름의 공격력을 선보였지만 응집력이 따라주지 않아 2득점에 그쳤다. 실책도 3개를 저질렀다. 이강철 한국대표팀 감독은 “9회 초 마지막 공격에서 2점을 따내 다음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