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년차인 커트 기타야마(30·미국·사진)가 세계 톱랭커들을 물리치고 특급대회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달러)에서 생애 첫 승을 올렸다. 기타야마의 우승 덕분에 욘 람(스페인)은 공동 39위에 머물고도 세계랭킹 1위를 지켰다.
기타야마는 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클럽&로지(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 트리플 보기 1개로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공동 2위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 해리스 잉글리시(34·미국)를 1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일본계 미국인인 기타야마는 2015년 프로에 데뷔했다. 원래부터 촉망받은 인재는 아니었다. 이 때문에 PGA투어에 직행하지 못하고 아시안 투어와 DP월드 투어(옛 유러피언 투어)를 거쳐 지난 시즌부터 PGA투어에서 뛰기 시작했다. 지난해 CJ컵 준우승을 비롯해 세 차례 2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이날 기타야마는 7번홀까지 2타를 줄이며 순항했다. 하지만 9번홀(파4)에서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티샷 실수로 벌타를 받아 트리플 보기를 기록한 것. PGA투어 출전 경험이 50번 남짓인 기타야마로서는 멘털이 무너질 수 있는 위기였다. 그사이 매킬로이 등 거물급 선수들이 거세게 추격하며 공동선두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기타야마는 흔들리지 않았다. 16번홀까지 계속 파를 지키다 17번홀(파3)에서 4m 버디를 잡아 다시 선두로 나섰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14m에 이르는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홀에 딱 붙여 우승을 확정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