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이 10년 만에 처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주택 매매 가격은 5%가량 떨어진 뒤 내년부터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이런 내용의 ‘KB 부동산 보고서’를 5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은 1.8% 떨어졌다. 연간 주택 매매 가격이 하락한 것은 2012년 이후 10년 만이다. 하락률은 대구(-5.2%)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대전(-4.4%)과 수도권(-2.7%) 순이었다. 광주(2.0%)는 유일하게 집값이 올랐다. 지난해 전셋값은 전국에서 2.5%, 수도권에서 4.0% 내려갔다.
연구소는 지난해 12월 12일부터 15일간 건설·시행·학계·금융 분야의 부동산 전문가, 전국 중개업자, PB(프라이빗뱅커)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의 95%와 중개업자의 96%, PB의 92%가 올해 주택 매매 가격 하락을 예상했다.
수도권 중개업자의 35%, 전문가의 26%가 하락 폭을 ‘5% 이상’으로 예측했다. 비수도권은 5% 이상 하락을 전망한 비율(중개업자 36%·전문가 39%)이 수도권보다 높았다. KB금융 경영연구소는 올해 주택 가격 하락률을 4.1%로 내다봤다.
다만 내년에는 주택 매매 가격이 다시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중개업자의 53%, 전문가의 45%, PB의 47%가 반등 시점으로 내년을 꼽았다. 2025년 반등을 예상한다는 비율은 각각 29%, 34%, 40%였다.
올해 주택 경기가 양호할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는 서울과 경기를, 가장 위축될 지역으로는 대구와 인천을 들었다. 투자 유망 부동산으로는 재건축(21%), 아파트 분양(21%), 준공 5년 이내 신축 아파트(16%), 재개발(12%) 순으로 지목했다. 중개업자들은 신축 아파트(16%), 재건축(15%), 아파트 분양(14%)을, PB들은 재건축(22%), 신축 아파트(21%), 아파트 분양(17%)을 추천했다.
연구소는 급매물 증가에 따른 집값 급락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지난해 1분기 국내 가구의 담보인정비율(LTV)이 평균 38.8%로 낮은 수준이어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