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에서 사무실 출근으로 전환한 카카오가 직원당 5만원으로 회식비를 제한해 조직 내부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카카오 임직원들은 지금까지 부서의 단합 등을 목적으로 회식비를 금액 제한 없이 사용해왔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 '크루 유니언'은 지난 2일 '공지도 없고 설명도 없는데 회식비 제한은 시행 중'이라는 제목의 전단을 배포했다. 노조는 전단에서 "다수의 공동체에서 갑자기 회식비가 5만원으로 제한됐다"며 "회식비 제한의 이유는 무엇인지, 왜 금액은 5만원인지 알려진 사실은 하나 없지만 이미 시행 중"이라고 했다.
재택에서 사무실로 근무 제도가 바뀐 것도 불만을 샀다. 노조는 "일방적인 근무제 발표로 큰 혼란을 겪었음에도 경영진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며 "설명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사라졌다. 크루들의 눈을 감고 귀를 막아 당장의 어려움은 피해 갈 수 있을지 몰라도 신뢰는 회복이 불가능해지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 직원들은 지금까지 원하면 100% 재택근무가 가능했다. 출근 제도를 변경하면서 직원들과 제대로 된 논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게 이들이 반발하는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직원들은 전면출근제도의 도입을 복지 축소로 받아들이며 "근무제도를 바꾸려면 직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의 회식비 제한 및 사무실 출근은 비용 효율화 및 업무에 대한 비효율성을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 노조의 이런 반발을 두고 일부 직장인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가 쓴 글이 화제가 됐다. 작성자는 "공무원은 3만원인데, 카카오는 회식비 1인당 5만원이 적다고 난리"라고 했다. 또 다른 글에서 네티즌들은 "5만원이면 삼겹살 2인분에 소주 1병 맥주 3병인데, 이거 먹은 게 그렇게 문제냐"고 반문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