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정부 위원회의 노동계 몫으로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외에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주축이 된 MZ노조나 비조직 근로자 대표를 넣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 위원회에서 양대 노총의 독점을 깨고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현재 대통령·국무총리실·정부 부처 산하 정부 위원회는 636곳이며 이 중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참여하는 정부 위원회는 21곳이다.
▶본지 3월 3일자 A1, 3면 참조
3일 한국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일부 정부 위원회가 노동계 몫 위원으로 지난달 21일 출범한 MZ노조 협의체인 ‘새로고침 노동협의회’ 소속 노조 위원장을 영입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들과 조만간 접촉할 계획이다. MZ노조 협의체에는 서울교통공사 ‘올바른 노조’,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조’ 등 양대 노총과 차별화를 선언한 8개 기업 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일부 정부 위원회는 위원 선임 과정에서 양대 노총과 거리를 둔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사회복지종사자 처우개선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민주노총에 ‘위원을 추천해달라’고 공문을 보냈지만 출범할 때는 노조 추천 위원을 배제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도 전신인 ‘탄소중립위원회’와 달리 노동계 측 위원을 한 명도 선임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인 김상훈 의원은 지난 1월 “수십 개 정부 위원회에 포진한 민주노총의 자격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관계자는 “노조 조직률이 14%에 그치는 양대 노총이 정부 위원회 자리를 독식하면서 나머지 86%의 비노조 근로자와 청년·여성·비정규직 등 소외 계층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