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사드 기업 글람(GLAAM)이 스팩합병 방식으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다.
글람은 2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JGGC(Jaguar Global Growth Corporation I)과 합병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오는 7월 스팩합병 절차를 마치고 나스닥에서 주권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합병 과정에서 글람의 기업가치는 약 2500억원으로 추산됐다.
JGGC는 작년 3월 나스닥에 상장한 스팩으로 보유 자금 규모는 2억4400만달러(약 3185억원)이다. 부동산 투자에 전문성을 갖춘 재규어그룹과 다수의 스팩을 설립해 합병해본 경험이 풍부한 헤네씨그룹이 함께 설립했다.
재규어그룹과 헤네씨그룹은 그동안 JGGC의 합병 대상으로 디지털 미디어와 부동산 산업을 결합한 미래기술형 기업을 찾아왔다. 이들은 초대형 건축형 미디어(SLAM, Super Large Architectural Media)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글람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글람은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정보기술(IT) 건축 신소재 ‘G-글라스’를 개발해 공급하는 미디어파사드 기업이다. 미디어파사드는 미디어(media)와 건물의 외벽을 뜻하는 파사드(facade)가 합성된 용어로, 건물의 외벽에 다양한 콘텐츠 영상을 전시하는 방식을 말한다. ‘G-글라스’는 투명 유리의 기본 특성과 맞춤형 대규모 미디어 디스플레이 기능을 결합한 융복합 정보통신기술(ICT) 제품이다.
글람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1400 제곱미터 규모의 G-글라스를 설치한 데 이어 지난해 카타르에 4000 제곱미터 규모의 세계 최대 투명 미디어파사드 ‘카타르 뷰 호스피탈’을 설치했다. 이를 포함해 현재까지 450개 이상의 G-글라스 설치를 완료했다. 글람은 최근 LG전자 및 사우디 대기업들과 ‘네옴(Neom)시티’ 프로젝트 영업도 진행하고 있다.
김경래 글람 대표는 “지난 10년간 연구개발과 건자재 인증 및 세계시장의 레퍼런스(평판)를 구축한 데 이어 스팩합병을 통한 자금을 활용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국내외에서 10억 달러 이상 규모의 프로젝트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램은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신규 모델을 토대로 올해 매출 666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내년에는 927억원으로 매출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게리 개러브런트 재규어그룹 대표는 “세계 유수의 글로벌 부동산 시행사와 펀드들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 재규어그룹과 파트너십을 극대화해 글람이 업계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