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 재입성을 꿈꾸는 배상문(37·사진)이 5개월 만에 선 PGA투어 무대에서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줬다.
배상문은 3일(한국시간) 푸에르토리코 리오그란데의 그랜드리저브GC(파72)에서 열린 푸에르토리코오픈(총상금 380만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단독 선두로 나선 카슨 영(28·미국)에게 7타 뒤진 공동 28위다.
PGA투어에서 2승을 거둔 배상문은 한때 최경주(53), 양용은(51)의 뒤를 잇는 한국 남자골프 대표 스타였다. 군에 입대한 뒤 2017년 전역하며 PGA투어에 복귀했으나 부진을 거듭하며 올 시즌 시드를 따내지 못했다. 2부 투어인 콘페리투어 카드 획득마저 실패했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해 얻은 소수의 페덱스컵 포인트 덕분에 출전 자격이 생겼다. 이 대회는 같은 기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리는 ‘특급 대회’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달러)에 출전할 수 없는 선수를 위해 마련된 대회로 상위 랭커들은 출전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버뮤다챔피언십 후 5개월 만에 PGA투어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배상문은 처음에는 적응하는 데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그는 12개 홀을 치르는 동안 버디와 보기를 세 개씩 범하며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마지막 8번홀(파3)과 9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낚는 뒷심을 발휘하며 2라운드 희망을 밝혔다.
시드 유지를 위해 올 시즌 활약이 절실한 노승열(32)도 배상문과 같은 2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노승열은 올 시즌 PGA투어 여덟 개 대회에 출전해 지난해 11월 RSM클래식에서 거둔 공동 15위가 최고 성적이다. 페덱스컵 순위가 148위인 그는 125위 안에 들어야 다음 시즌 출전권을 유지할 수 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