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중 남편 불륜, 일상 무너져"…인기 웹툰 작가의 폭로 [이슈+]

입력 2023-03-04 16:42
수정 2023-03-04 16:43

인기 웹툰 작가 '미완결'의 그림을 그린 안나래 작가가 남편의 불륜과 그로 인한 이혼 소식을 전했다.

안 작가는 지난 2일 자신의 트위터에 "저, 이혼한다"며 "남편이 제가 투병하는 동안 불륜 행위를 했다"는 글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남편과 상간녀로 인한 스트레스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지쳤다. 일상이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안 작가는 '비하인드스토리', '버츄얼패밀리', '세컨드', '음파음파' 등의 웹툰을 그리며 마니아층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연재 중이던 '미완결'은 탄탄한 구성과 완성도 높은 작화로 성인 웹툰임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끌었다. 시즌1이 마무리된 후 드라마 판권이 팔려 현재 제작이 진행 중이다.

안 작가는 2021년 암투병 생활을 시작했고, 이 때문에 '미완결' 2부 연재도 늦어졌지만 지난해 중순 연재를 재개했다. 투병 기간에도 끊임없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소통하고, 건강을 회복해 작업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응원을 받았다.

안 작가가 투병 생활을 했던 1년여의 시간 동안 남편이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팬들은 물론 네티즌들도 충격적이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2014년 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남편이 암에 걸렸을 때 아내가 간병하는 경우는 96.7%에 달하는데 반대의 경우 아내를 간병하는 남편은 27.5%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여성 암 환자의 이혼율이 남성 암 환자보다 4배 많았다.

지난해 10월 MBC '오은영리포트-결혼지옥' 제작진이 조사한 성별에 따른 기혼자 외도 경험 비율에서도 여자는 9.1%이지만 남성은 절반에 가까운 47.4%였다.

가수 방주연도 TV조선 '인생다큐-마이웨이'에 출연해 암 투병 중 남편의 불륜 소식을 접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방주연은 남편과 결혼 후 가정에 집중하기 위해 과감하게 가요계를 은퇴했고, 임신 기간 중 암 선고를 받아 항암 치료도 제대로 받을 수 없었다. 그 사이 남편은 외국에 딴 살림을 차리고 있었던 것. 남편의 불륜을 알게 됐을 당시 "인생을 끝내야 하나 생각했다"고 괴로웠던 심경을 전했다.

아내가 암 투병하는 동안 불륜을 저지른 사례는 일본에도 있다.

일본의 국민 배우로 불렸던 와타나베 켄은 유방암으로 투병 중인 아내를 두고 21살 연하 여성과 교제한 사실이 알려져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뜨렸다. 상대 여성은 유흥업소 종업원 출신 보석 디자이너로 알려졌다.

불륜 사실이 처음 알려졌을 당시 와타나베 켄은 기자회견을 열고 "아내의 마음을 괴롭게 만들었다"며 "제대로 사죄를 구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관계를 회복해나가고 싶다"고 했지만, 결국 2018년 이혼 후 불륜녀와 관계를 이어갔다.

몸이 아픈 상태에서 배우자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되면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이가 있을 경우 사후 상황을 고려해 이혼을 주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08년 대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받은 경험이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 역시 '오은영 리포트'에서 "여러 가지 진단받고 수술방으로 걸어 들어가는 그 짧은 시간에 생각들이 파도처럼 밀려들더라"라며 "근데 끝까지 정리가 안 되는 게 자식"이라면서 부부 관계 회복을 위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