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원회가 2일 회의를 열고 다음주 특위에 제출할 보고서 작성을 마무리지었다. 당초 특위는 올 1월 말까지 연금개혁 초안을 내놓고 4월 말까지 단일안을 확정할 방침이었지만, 개혁 절차와 방향이 대폭 바뀌는 등 내홍을 겪으며 일정이 지연됐다. 보고서도 자문위가 합의한 개혁안을 내놓지 못하고 그동안 논의 내용을 정리하는 수준에 그치게 됐다.
이날 자문위는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특위에 제출할 ‘경과보고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자문위는 지난해 11월부터 이뤄진 논의를 정리한 보고서를 다음주께 열리는 특위 전체회의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특위 일정은 각종 내홍으로 지연되고 있다. 원래는 1월 말 자문위가 연금개혁 초안을 만들면 공론화 과정 등을 거쳐 4월 개혁안을 확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초 여야 특위 간사가 국민연금 개혁 방향을 모수개혁에서 구조개혁으로 바꾸기로 하면서 자문위 과제도 대폭 변경됐다. 자문위에서 논의 중이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등 구체적인 수치가 거론되며 여론이 들끓자, 국회가 국민연금 모수개혁을 정부에 넘기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정치권의 갑작스러운 개혁 방향 선회로 동력을 잃은 자문위는 우선 개혁안 대신 경과보고서부터 내놓기로 했다. 자문위원 간 이견으로 합의안이 도출되지 못했고, 정치권의 요구로 구조개혁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용하·김연명 공동민간자문위원장은 “이번에 발표할 보고서는 최종 보고서가 아닌 그동안 나온 내용을 정리하는 성격”이라며 “특위 요청에 따라 추가 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문위 보고서에는 국민연금 의무가입연령 및 수급개시연령 상향을 비롯해 기초연금·직역연금·퇴직연금 등 연금 제도 전반에 대한 구조개혁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 등 민감한 수치는 합의안이 아닌 그동안 거론된 복수안을 언급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핵심적인 내용이 빠진 ‘맹탕’ 보고서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여야 합의로 다음달 말까지 예정돼 있던 연금특위 기한도 연장될 전망이다. 특위 관계자에 따르면 여야 원내 지도부 협의를 거쳐 6개월가량 연장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