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영업시간 단축… "소비 패턴 변화에 따른 조정"

입력 2023-03-02 17:35
수정 2023-03-03 08:35

이마트가 다음달부터 전국 모든 점포의 폐점 시간을 밤 11시에서 10시로 앞당긴다. 2018년 이후 5년 만의 영업시간 단축이다. 영업시간을 줄여 인건비, 전기료, 난방비 등 각종 고정비용을 아끼겠다는 구상이다. 쿠팡 등 e커머스와 경쟁을 펼치는 와중에 수익성이 악화한 것도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으로 꼽힌다. 영업시간 줄여 수익성 개선 이마트는 다음달 3일부터 전국 점포의 영업시간을 한 시간 단축한다고 2일 발표했다. 전국 136개 점포 중 132곳은 오전 10시에 문을 열고 오후 10시에 문을 닫는다.

야간 방문객과 유동 인구가 많은 왕십리·자양·용산·신촌 4개 매장은 오후 10시30분까지 영업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후 10시 이후 매장을 찾는 소비자의 비중이 2020년 4.4%에서 지난해 3.0%로 감소했다”며 “소비패턴 변화가 영업시간 조정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이마트가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영업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589억원(별도 기준)으로 2021년에 비해 2.6%, 2020년 대비 12.2%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5%에 불과하다.

수익성 악화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비대면 소비가 일상이 되면서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의 발길이 줄어들었다. 쿠팡 등 e커머스와 벌인 치열한 가격 경쟁도 수익성 악화를 불렀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 등으로 인건비 부담도 커졌다. 지난해 1~3분기 이마트의 급여 및 퇴직급여 비용은 9405억원(별도 기준)으로 전년 동기(9042억원) 대비 4.0% 증가했다.

이마트가 영업시간을 단축하면 오후 10시 이후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야간근무수당을 아낄 수 있다. 매장 운영에 필수적인 가스와 전기 사용량을 줄여 기타 고정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이마트는 영업시간 단축으로 거둔 이익을 서비스 개선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트레이더스는 유료 멤버십 도입이마트는 올해 중점 추진 전략을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설정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이 유료 멤버십을 도입한 것은 그 일환이다.

미국의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와 달리 ‘열린 매장’ 전략을 고수하던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10월 유료 멤버십을 도입했다. 유료 멤버십은 소비자에게 연회비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료 회원의 충성도를 높여 객단가를 올리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수익성 개선에 효과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트레이더스는 유료 멤버십 도입 5개월 만에 63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일반 멤버십 회원비는 연 3만원, 프리미엄은 7만원이다. 유료 멤버십 도입으로 올해 최소 190억원의 이익을 추가로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낸 SSG닷컴도 올해는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강희석 이마트 사장은 올해 초 임직원과 소통하는 자리에서 “2022년 사업모델의 본질적인 경쟁력 확보와 수익구조 개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체계를 구축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