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28일 서울 도심에서 정부의 노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이날 집회엔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도 참여해 사고 책임 규명을 촉구하는 등 정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집회 참가자들의 도심 행진으로 인한 교통 통제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민주노총 조합원 4만여 명(경찰 추산)은 이날 경찰청, 종각역, 경복궁역 앞에서 각각 사전결의대회를 열고 숭례문으로 행진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건설현장의 폭력행위를 근절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노조를 향한 발언 수위가 높아지자 맞불 집회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건설 현장에서 벌어지는 노조 불법행위에 대해 “조폭이나 다름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과 경찰,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는 건설 현장 불법행위 합동 단속을 벌이고 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은 민주노총에 대한 탄압”이라며 “건설회사가 비리의 온상이고 불법, 무법천지의 주범인데 엄하게 건설 노동자만 때려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이미 7월 총파업을 결정했고, 정권의 전면적인 탄압이 계속되면 언제라도 즉각적인 총파업 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겁박했다.
이날 집회엔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도 참여해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도움을 호소했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장은 “이태원 참사의 실상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며 “행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수사본부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특별법 제정에 힘을 보태달라”고 말했다.
안시욱/최해련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