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의 고민 탈모. 2021년 기준 국내 탈모 환자는 24만3609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16년부터 매년 2.8%씩 증가하고 있다. 남성만이 탈모로 고통받을 것이란 생각은 오해다. 2021년 탈모 환자 가운데 44.2%인 10만7764명이 여성이었다.
탈모를 과학적으로 연구해 치료법을 제시하는 논문이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탈모 완화를 위한 화장품 시장은 2025년 211억달러(약 27조8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131억달러보다 61%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연기관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이런 내용을 담은 '데이터 분석으로 본 탈모 화장품 산업' 보고서를 28일 발간했다. KISTI 관계자는 "과거엔 탈모 시장의 주요 고객층으로 여기지 않았던 20~30대와 여성 비율이 높아졌다"며 "낮아진 연령층과 여성 비율 증가는 탈모를 예방하려는 잠재적 고객층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KISTI는 1910년부터 2022년까지 탈모 관련 논문 1만624건을 찾아냈다. 1999년부터는 매년 100건 이상 과학 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최근 5개년을 보면 2018년 549건, 2019년 672건, 2020년 852건, 2021년 991건, 2022년 1183건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논문 증가는 치료용 의약품, 탈모 방지 생활용품, 기능성 식품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탈모에 대한 고민은 전세계 공통적이다. 1999년 이후 탈모 관련 논문을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37%로 가장 많다. 영국과 중국이 9%, 독일이 8%, 인도와 일본이 7%다. 한국이 6%로 그 다음이다. 브라질, 인도,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등도 많은 논문을 내고 있다. 단독 특허출원의 경우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한국 기업과 연세대, 제주대 등 국내 대학이 주도하고 있다.
탈모 케어 관련 세계 시장은 2020년 131억6200만달러에서 2021년 144억5800만달러로 1년 새 9.8% 증가했다. 2025년엔 210억98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은 2020년 3072억원에서 2025년 499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0년 기준 국내 탈모 관련 기능성 화장품 제조 및 판매 업체는 1088곳이다. 이 중 2.85%를 차지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31곳이 전체 매출의 97%를 올렸다. 연구 주제는 피토실리카, 복합펩타이드 등과 함께 발효 어유, 제주 해양자원 등 천연 원료가 주로 다뤄지고 있다.
KISTI 글로벌 R&D분석센터 관계자는 "국민들의 관심이 큰 주제를 선정해 다양한 데이터 분석과 함께 동향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탈모는 발병 후엔 치료가 힘든 질환인 만큼 앞으로 국내외 탈모 관련 시장은 장기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