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쓰지마"…세계 곳곳에서 '금지령' 내려진 이유

입력 2023-02-28 15:19
수정 2023-03-30 00:01
중국의 짧은 동영상(숏폼) SNS인 틱톡이 세계 전역에서 퇴출되고 있다. 민감한 정보가 중국에 유출될 거란 우려에서다. 미국 하원은 자국 내 모든 전자기기에서 틱톡을 금지하는 법안까지 발의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이날 연방정부의 모든 기관에 전자장비와 시스템에서 30일 내로 틱톡을 삭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국방부와 국토안보부 등 틱톡 사용 금지 지침이 이미 도입된 정부 기관들처럼 나머지 연방 기관도 틱톡 사용이 금지된 것이다.

틱톡은 2016년 중국 IT업체 바이트댄스가 개발한 숏폼 플랫폼이다. 가입자 수는 30억명에 달한다. 미국 내 사용자 수는 1억명을 넘겼다. 세계 앱 다운로드 1위(지난해 기준)에 오를 만큼 확산해 있다.

예산관리국 지침에 따르면 미국 내 정부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주요 데이터가 틱톡 운영업체인 중국 바이트댄스 서버에 도달하는 걸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미 연방정부 최고 정보보안 책임자인 크리스 드루샤는 로이터에 "틱톡 금지는 미국의 디지털 인프라를 보호하고 국민의 개인정보를 지키려는 조치의 일환이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의회는 지난해 12월 연방기관 직원들이 정부 소유 전자기에 틱톡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행정부에 이에 대한 시행명령을 60일 안에 내리도록 했다.

미 하원 군사·외교위원회는 28일 미국 내 모든 전자기기에서 틱톡 퇴출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고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마이크 맥컬 하원 군사·외교위원회 의장은 “법안이 통과되면 틱톡 등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모든 앱을 금지하는 권한을 정부가 갖게 된다"라며 "틱톡을 내려받은 사용자는 누구나 중국 공산당에 모든 개인정보를 뺏기게 된다. 스마트폰용 '정찰 풍선'인 셈이다"라고 강조했다.

캐나다, 유럽연합(EU), 일본 등도 틱톡 퇴출 행렬에 합류했다. 캐나다 정부는 28일부터 정부에 등록된 모든 기기에 틱톡 사용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다운로드도 전면 차단하고, 기존에 설치된 앱을 삭제할 방침이다. 캐나다 프라이버시 위원회는 틱톡의 개인정보 보안 위험 여부를 두고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틱톡의 사이버 보안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며 "(이 조치가) 우리의 첫걸음일 수도 있고, 우리의 유일한 조치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도 이날 정부 공용 스마트폰에서 틱톡을 지우게끔 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다음 달 15일부터 집행위에 등록된 개인 및 업무용 스마트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할 계획이다.

각국이 틱톡 사용을 금지한 건 민감 정보가 유출될 거란 우려 때문이다. 틱톡을 통해 정부 기밀과 개인 정보가 중국으로 빠져나갈 거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미연방수사국(FBI)은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중국 정부가 틱톡 사용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알고리듬을 통제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의 민감 정보가 중국 공산당에 넘어간다는 우려 때문에 미국 외국 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2020년부터 바이트댄스에 틱톡 매각 명령을 내렸다.

정보 보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다음 달 23일 저우서즈 틱톡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하원 청문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저우서즈 CEO는 청문회에서 보안 문제 등에 대해 설명하고 감독권 등 대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