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온 AI 반도체의) 성능 차이 얘기를 엔비디아 사람이 와서 들으면 똑같이 인정하겠습니까?” “도심항공 관제 시스템을 운영해 보고 말하는 겁니까?”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막을 올린 세계 최대 통신기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을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텔레콤 경영진에 쏟아낸 질문이다. 최 회장은 이날 SK텔레콤 부스를 찾아 각종 인공지능(AI) 서비스와 관련 기술을 살펴봤다. SK텔레콤을 비롯해 SK하이닉스, SK스퀘어 등 ‘SK 정보통신기술(ICT) 패밀리’ 기업들의 AI 사업 저변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최 회장은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등으로부터 전시 해설을 들으며 여러 질문을 했다. SK ICT 기업 세 곳이 합작해 세운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 전시 코너를 주의 깊게 봤다. 사피온의 칩이 기존 AI 인프라 ‘강자’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보다 낫다는 이야기에 대해선 근거를 요구한 뒤 “AI 맞춤형 칩이라 추론 분야 성능이 높고, 공식 기관의 인증을 받았다”는 답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에 대해선 관제 시스템을 어느 정도 규모까지 운영할 수 있을지를 점검했다. 그는 ‘동시에 여러 기체가 계속 떠도 문제가 없냐’ ‘실제로 해봤냐’ 등의 질문을 했다.
AI를 통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에 대한 관심도 나타냈다. AI 기반 공간정보 플랫폼인 리트머스가 실시간으로 빠른 길을 찾아준다는 설명을 듣고는 “SK텔레콤이 탄소 감축에 많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그간 키워온 기술을 결합·융합해 더 좋은 형태로 사람과 사회에 기여하는 회사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사업에 대해선 “사이클이 짧아졌으니 곧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최 회장이 MWC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기업 간 대면 미팅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다른 회사 기술을 중점적으로 보고 여러 통신 기업들을 만날 것”이라고 했다.
바르셀로나=선한결/장서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