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준하는 핵협의체를 구성해 일본, 호주까지 끌어들여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26일(현지시간) ‘신뢰의 위기: 아시아에서 미국 확장억제 강화 필요성’ 제목의 보고서에서 “한국에서 커지고 있는 자체 핵무장 주장을 한·미 양국 모두가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은 한국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신뢰 구축에 나서야 하고 한국 정부도 대중의 기대를 관리해야 한다”며 “미국의 안보 약속에 대한 의구심은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긴밀하게 대응하기 위한 동맹의 공조가 필요한 시점에서 긴장을 야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에서 미국의 확장억제 약속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한국의 전·현직 관료들은 2024년 미국 대선 이후 동맹에 대한 약속을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고립주의 행정부가 들어설 때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을 주장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은 기존 양자 그룹을 핵 협의 그룹으로 지정하고 권한을 부여할 수 있지만, 한국은 NATO형 핵계획그룹(NPG)을 만드는 이상이 돼야 충분하다고 인식할 것”이라며 한·미 간 ‘NATO형 NPG’ 설립을 제안했다.
그는 “인도·태평양 역내 위협에 집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호주와 일본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며 “새로운 4자 국방조정그룹 창설은 핵 억제 의사 결정에서 미국과 파트너들의 협력적 접근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