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피 땀 눈물’이 키운 하이브방탄소년단(BTS)의 ‘피 땀 눈물’이 빛을 발하고 있다.
2016년 10월 10일에 발매된 BTS 정규 2집 ‘윙스(WINGS)’ 앨범의 타이틀 곡인 ‘피 땀 눈물’은 소속사인 하이브를 고속 성장에 이르게 한다. 이 곡은 공개 133일 만에 유튜브 조회 수 1억뷰를 돌파하는 기염을 통한다. 이로 인해 하이브는 2017년 매출 924억원과 영업이익 325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1조7780억원과 영업이익 2377억원의 건실한 엔터회사로 거듭난다. 5년 새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9배, 7배 급증했다.
하이브의 3일 시가총액은 7조7496억원이다. BTS의 ‘피 땀 눈물’로 ‘국내 엔터 빅4’에 등극 후 ‘세계 4대 메이저 음악 기업’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SM엔터)를 둘러싼 하이브와 카카오의 공방전 속 눈에 띄는 외신 반응이 나왔다. 하이브가 지난달 10일 SM엔터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의 지분 14.8%(352만3420주)를 총 4228억원(주당 12만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한 뒤였다.
에스엠 1대 주주 등극 후 외신 반응 쏟아져CNN은 음악 아티스트이자 레이블 서비스 회사 DFSB 콜렉티브 사장인 버니 조를 인터뷰했다. 버니 조는 “하이브의 SM엔터 지분 인수는 K팝 역사에서 들어본 것 중 가장 큰 ‘원투 파워 펀치’인 것 같다”며 “이 거래(경영권 인수 완료 시)가 하이브를 글로벌 메이저 음반사인 유니버설, 소니(SNE), 워너 뮤직과 같은 리그에 올려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이브가 SM엔터 지분 4분의 1을 공개매수하기로 했다”며 “슈퍼주니어와 에스파를 보유한 최대 라이벌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월가에서 활동하는 더글러스 김 애널리스트는 “하이브는 BTS 외에도 다양한 수익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이브가 SM엔터와 결합하려고 하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되는 측면이 많다”고 의견을 밝혔다.
로이터는 “하이브가 K팝 산업의 대대적인 구조 재편에서 승자로 부상해 수익을 높이고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하이브와 SM엔터가 플랫폼·솔루션·음악 레이블을 결합하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CNBC·AP 통신도 하이브를 뉴스로 다뤘다. 이는 하이브가 2021년 4월 미국 종합 미디어 기업 이타카홀딩스 지분 100%를 1조1860억원에 인수했고, 지난달엔 퀄리티 컨트롤 뮤직(Quality Control Music)의 모회사인 힙합 레이블 QC미디어홀딩스의 지분 100%를 3140억원에 사들이는 등 북미 시장에 공을 들이다 보니 이목이 쏠리고 있는 모양새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의 ‘글로벌 음악 보고서 2022’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음반 산업은 259억달러(약 31조8000억원)에 달했다. 전년 대비 18.5% 성장했으며, 한국의 음악시장 규모는 7위로 확인됐다. 하이브는 SM엔터가 갖춘 중국과 동남아 시장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8개 증권사 평균 목표가 23만6667원이에 대해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SM엔터 지분 매입 과정에서 다소 난항을 겪고 있으나 하이브는 M&A(인수합병)나 본업 확장 과정에서 시장의 의구심을 확신으로 바꿔 놓는 힘이 있다”며 “K팝 넘버 원 레이블로서의 투명성과 기업 거버넌스 체계를 두루 갖추며 글로벌 기준에 맞게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 연구원은 “SM엔터 경영권 확보 성공 시 아티스트 라인업이 확장되고 플랫폼 비즈니스를 활용해 외형 성장과 마진 확보가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안 연구원은 목표주가로 37만원을 제시했다. 3일 기준 18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가 23만6667원인 것에 비하면 후한 셈이다.
하이브는 산하 레이블 운영과 프로듀싱에 대한 독립적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1020 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르세라핌(쏘스뮤직 소속·2022년 5월 2일 데뷔)과 뉴진스(어도어 소속·2022년 7월 22일 데뷔)가 각기 다른 개성과 음악으로 팬층을 공략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리스크 요인은 없을까. SM엔터 경영권 분쟁 이슈가 계속되며 카카오와 '진흙탕 싸움'이 되어가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하이브는 지난해 10월 13일 장중 52주 최저가인 10만7000원을 기록한 후 지난달 10일 장중 고가인 21만8500원까지 104.21%의 거침없는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3일 종가는 18만7400원이다. 법원이 ‘카카오 대상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을 이수만 전 SM엔터 총괄프로듀서의 손을 들어주며 미리 지분을 확보한 하이브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지만, 카카오의 ‘반격 카드’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달 31일 SM엔터 주주총회에서 하이브와 카카오 중 어느 쪽 사람들이 이사회를 장악하는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천만 개미'와 함께 달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주식 계좌가 빨간불이 되는 그날까지 재미있는 종목 기사 많이 쓰겠습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에서 윤현주 기자 구독과 응원을 눌러 주시면 매번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