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비무장지대(DMZ)를 세계 누구나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구글이 운영하는 온라인 전시 플랫폼인 ‘구글 아트앤컬처’ 사이먼 레인 시니어 프로그램 매니저(사진)는 지난 23일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날 공개한 ‘한국의 비무장지대’ 프로젝트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올해는 6·25전쟁 정전 70주년이 되는 해다. 구글은 국가보훈처, 국립생태원, 전쟁기념관, DMZ 박물관 9개 기관과 협업해 DMZ의 용늪, 펀치볼, 한탄강 등을 스트리트뷰로 살필 수 있도록 했다. 전시 과정을 총괄한 레인 매니저는 “촬영 장비가 들어가기 어려운 곳이 많아 배낭에 넣은 카메라로 360도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실외에서 촬영해 현장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은 이번 DMZ 전시가 처음”이라며 “현장 여건상 큰 장비로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 많아 배낭에 설치한 카메라로 360도 촬영을 했다”고 설명했다.
2011년 아트앤컬처 프로젝트를 시작한 구글은 80여 개국 3000여 개 기관과 협력한 기록을 지니고 있다. 한국과도 벌써 여러 번 협업했다. 국립고궁박물관과 2018년 진행한 ‘코리안 헤리티지 프로젝트’를 비롯해 ‘해녀 프로젝트’ 등이 있다. 레인 매니저는 “이번 프로젝트는 코로나19 때문에 준비하는 데 3년이 걸렸다”고 했다.
DMZ가 풍성한 생태계를 보전할 수 있었던 것은 그곳이 전쟁을 멈춘 자리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는 이와 관련한 ‘사단작전 경과요도’(제6사단의 전투 경과를 그린 그림 기록) 등 전쟁의 기록도 여럿 포함돼 있다.
독일인인 레인 매니저는 분단의 경험에 공감됐다고 했다. 그는 “병상 비망록을 공개한 故 이학수 병사의 이야기가 특히 깊은 인상을 남겼다”며 “전쟁으로 인한 인간의 희생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날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참석한 이 병사의 아들은 “아버지가 머리 속 파편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일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아트앤컬처 페이지를 방문하면 거리예술, 도자기문화, 예술 속 고양이 10선 등 다채로운 문화 프로젝트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프랑스 바게트를 주제로 게임을 만드는 등 신선한 시도가 많다. 레인 매니저는 특히 최근에는 기후변화를 시각화하는 프로젝트를 여럿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레인 매니저는 “추상적인 데이터를 사람들이 느끼기 쉬운 형태로 바꾸기 위해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