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극으로 안질환·암을 치료하는 전자약을 내놓을 겁니다.”
김도형 뉴아인 대표(사진)는 “10년 안에 국내 1위 의료기기 회사가 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뉴아인은 전기자극으로 질환을 치료하는 전자약 개발사다. 2021년 안구건강관리용 기기인 ‘셀리나’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말 편두통 치료용 전자약 ‘일렉시아’를 선보였다.
한양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가 뉴아인을 세운 것은 2017년이다. 초기엔 뇌졸중 등을 치료하기 위한 전자약 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가장 먼저 제품을 선보인 분야는 각막질환이다. 임상 속도를 내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백내장과 라식·라섹 수술을 받는 사람이 늘면서 각막 손상으로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국내 백내장 수술은 연간 40만 건, 라식·라섹 수술은 150만 건 이뤄졌다.
김 대표는 “각막은 피부보다 신경 밀도가 500배 정도 높은데 자른 뒤엔 재생이 잘 되지 않는다”며 “눈 주변의 신경을 자극해 재생시키는 기술을 개발한 뒤 편두통, 안면신경질환 등으로 치료 대상을 넓혔다”고 했다.
전기는 인체 신경계가 신호 전달 등을 하기 위해 활용하는 도구다. 몸속에는 전기신호를 받으면 변하거나 움직이고 영양 물질을 분비하는 단백질이 많다. 전기자극은 활용 방법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한다. 전기로 신경을 재생시키고 혈관 생성을 억제할 수도 있다.
국내 전자약 회사 중 가장 많은 임상 및 제품 개발 경험을 갖췄다. 제품 개발 질환군은 8개다. 편두통에 이어 내년에 각막 재생용 전자약을 출시한다. 황반변성 등 망막질환, 이명 치료를 위한 전자약 임상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암 치료용 시제품도 개발했다.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추가 자금조달을 한 뒤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할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 말 상장에 나선다. 김 대표는 “신경 전기자극은 어렵고 위험해 쉽게 도전하지 못한다”며 “전자약 회사가 많지 않은 것은 기술 장벽이 높기 때문”이라고 했다.
글=이지현 기자/사진=이솔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