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지사가 지난 25일 에딘버러에 있는 스카치위스키협회에서 마틴 벨 스카치위스키협회 부회장에게 안동소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상북도 제공
경북도가 안동소주 등 전통주의 세계시장 진출확대에 본격 나섰다. 경북도와 경북전통주협회(대표 박찬관)소속 6개 안동소주 업체 대표는 지난 22~26일 스카치 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제조사(증류소)와 스카치위스키협회를 방문해 스카치 위스키의 글로벌 성장노하우와 산업육성 전략에 대한 벤치마킹을 실시했다. 우수한 품질에도 불구하고 내수중심의 판매에 머물고 있는 안동소주와 경북전통주의 고급화와 세계시장 진출을 확대하기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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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치위스키는 코로나19 기간에도 성장한 대표적인 산업이다. 스카치위스키 협회에 따르면 스카치위스키는 수출액은 지난해 62억파운드를 기록했다. 수출이 생산의 90%인 점을 감안하면 스카치위스키 생산규모가 역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10년 전인 2012년 수출액은 6조원대, 코로나 전인 2019년에는 7조원대였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된 후 많은 산업이 위기를 겪었지만 위스키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또 스카치 위스키의 최대 수출대륙도 2021년 아시아태평양이 유럽을 역전했다. 경북도가 안동소주 등 전통주의 수출산업화를 위해 전통주업체와 스코틀랜드를 찾은 이유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스카치위스키는 1494년, 안동소주는 1250년대에 증류가 시작돼 안동소주가 더 긴 역사를 갖고 있지만 제대로 평가받지못한 것은 세계 무대에 제대로 알리지 못한 책임이 크다”며 “경북 전통주의 고급화와 세계화에 본격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북 대표단은 스코틀랜드 25일 위스키 증류소 50개가 몰려있는 모레이 카운티 존 코위 시장과 간담회를 갖고 양 지역 전통주의 공동 홍보판매,학술문화교류 방안을 논의했다. 또 26일 스카치위스키협회와 만나 협회의 브랜드 관리 및 세계시장 확대를 위한 경험을 공유했다. 또 26일에는 영국 런던의 대형 한인 유통업체인 코리아푸드, H마트와 안동소주 영국 시장 진출 확대
를 위한 협약을 맺고 판촉행사를 가졌다.
이철우 경북지사와 마틴벨 스카치위스키협회 부회장, 안동소주 제조업체 대표들이 지난 25일 에든버러 스카치위스키협회 본사에서 협력회의를 가졌다. 경상북도 제공
안동소주 등 경북의 전통주업체들도 대대적인 변신에 나섰다. 대표적인 3대 안동소주 브랜드인 명인 안동소주(대표 박재서)와 민속주 안동소주(대표 김연박) 명품 안동소주(대표 윤종림)는 수출목표를 생산의 10~50%로 높여잡았다. 회곡양조장(대표 권용복)은 오는 6월 대기업과 함께 신제품을 출시하고 명품 안동소주는 편의점 제품을 출시한다.
경북의 전통주 산업을 관광산업으로 육성하는 데도 전통주업체들이 적극 나선다. 안동 맹개마을에서 3만평의 밀농사를 지으며 밀증류주를 생산하는 밀과노닐다의 박성호 대표는 “위스키 제조현장을 체험과 관광상품화해 고객을 스카치위스키의 전도사로 만드는 스코틀랜드의 사례는 한국 농업과 농식품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고 분석했다.
하이브 소속 아이돌 그룹인 세븐틴은 지난해 10월 밀과노닐다의 증류장과 펜션이 있는 맹개마을에서 4박5일간을 머물며 촬영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인더숲'이 JTBC 등을 통해 방송됐다. 박 대표는 "프로그램 방송 영상이 세계로 알려지면서 맹개마을과 밀과노닐다에는 세계 각국에서 체험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140여개의 증류장을 가진 스코틀랜드는 증류장마다 비지터(Visitor)센터를 만들고 위스키 제조과정 체험상품을 운영해 연간 200만명의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경북도는 “경북전통주협회를 곧 사단법인화하고 대학과 함께 본격적인 전통주 산업의 세계화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오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