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병 당 6000원은 안돼"…정부, 소줏값 실태조사 돌입

입력 2023-02-26 09:43
수정 2023-02-26 14:46

'소줏값 6000원' 시대가 다가오려는 움직임이 보이자 정부가 행동에 나섰다. 소줏값 인상 요인을 조사함과 동시에 주류업계를 직접 만나 소줏값 인상 자제를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주류업계의 소주 가격 인상 움직임과 관련해 실태조사에 나섰다. 최근 주류업계는 소주의 원재료와 공병 가격이 오르고, 제조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 비용까지 상승하자 소주 출고가 인상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소줏값 6000원 시대가 열리면 서민과 직장인들의 심리가 상당히 위축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대해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소주 등 국민이 가까이 즐기는 그런 품목(의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현재 소줏값 인상 요인을 점검 중이다. 원재료와 제품 공정에 필요한 에너지, 병 가격 상승 등 변수가 소줏값 인상으로 이어질 만큼 정당한 지 살피는 것이다.

국세청은 주류업계를 직접 만나 소줏값 인상 자제를 설득하고 있다. 이미 국세청은 주류업체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서 서민의 술인 소줏값 인상에 대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도 국민 부담으로 직결되는 민생 분야 담합 행위를 중점적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소주와 달리 맥주 가격 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은 지난해보다 L당 30.5원 오른 885.7원이 된다. 주류업체들은 보통 정부의 주세 인상 직후 가격을 올리는데, 주류 출고가가 인상되면 소비자들이 마트나 식당에서 구매하는 가격은 더 큰 폭으로 오른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