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친분이 있던 손님을 다툼 끝에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40대 주점 직원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조용래 부장판사)는 살인죄로 기소된 A씨(45)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서울의 한 라이브카페에서 일하던 A씨는 지난해 8월20일 오전 6시50분께부터 B씨(당시 54)를 약 2시간 동안 320여차례 주먹과 발로 가격하거나 짓밟았다.
B씨는 병원에 옮겨졌으나 다음 날 오전 4시께 장기 출혈 등으로 결국 사망했다.
A씨는 2020년부터 손님인 B씨와 친분이 있는 사이였고, 이날 함께 술을 마시다가 다투는 과정에서 B씨가 먼저 맥주병으로 A씨의 얼굴을 때리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에서 A씨는 "B씨를 폭행한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과음했던 만큼 살해할 고의가 없었고, 사건 당시 심신상실이나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B씨를 폭행하던 중인 오전 8시께 라이브카페 업주에게 전화해 상황을 설명했고, 범행 직후에도 의사인 지인에게 전화로 "제가 반 죽여놨다", "세게 친 것 같다"고 말하는 등 자기 행동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또 "B씨가 영업 마감 이후 찾아와 A씨 입장에서는 추가 근무하게 됐고, 이후 맥주병으로 얼굴 부위를 맞게 돼 격분해 가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살해할 동기가 충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술에 취해 방어 능력을 잃고 치명상을 입고 쓰러진 피해자를 구호하는 조치를 하지 않고 오히려 일으켜 가격하기도 했다. 피해자가 느꼈을 극심한 공포와 고통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