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하이오 기차 폭발 후폭풍…수중생물 4만마리 '떼죽음'

입력 2023-02-24 17:50
수정 2023-03-09 00:02

이달 초 미국 오하이오주(州) 이스트팰러스틴에서 일어난 열차 폭발 사고로 피라미 등 수중생물 약 4만4000마리가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다.

23일(현지시간) 메리 메르츠 오하이오자연자원처(ODNR) 처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피라미 3만8000여 마리와 다른 소형 어류, 가재, 양서류, 대형무척추동물 등 5500마리가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해당 추산치는 사고 후 현장실사에서 사체가 확인된 수중생물 3500마리의 종별 분포와 지리적 여건을 바탕으로 미국어업학회(AFS)가 권고하는 방식으로 계산됐다.

수중생물들의 떼죽음은 사고 반경 8km 내에서 24시간 이내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메르츠 처장은 전했다.

사고는 지난 3일 오후 8시54분께 노퍽서던레일웨이(NS)가 운영하는 포트웨인 노선을 달리던 일반 화물열차 32N호가 탈선하면서 발생했다.

탈선한 동차 38량 중 11량에 독성이 있는 화학물질을 실은 탱크가 실려 있었던 탓에 폭발과 화재가 일어나 탈선하지 않았던 12량이 추가로 파손됐다.

당시 사고로 주변에 대피령이 내려지고 비상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열차에 붙은 불을 끄는 데에도 이틀이 걸렸다.

이스트팰러스틴은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의 경계선 근처에 있는 인구 약 5000명 규모 농촌 마을이다.

주민들은 이번 사고에 따른 수질오염과 대기오염이 심각하다고 호소하면서, 현장 수습과 오염 물질 제거 작업이 끝나더라도 화학물질 노출로 장기간에 걸친 건강상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사고 조사를 진행 중인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도 이날 조사 중간 조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사고 경위를 설명했다.

조사 결과, 사고 열차 승무원들은 사고 직전에 바퀴 베어링이 과열됐다는 경고를 받고 감속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관사가 제동장치를 작동시켰고, 자동제동시스템이 가동되면서 열차가 멈춰서긴 했지만, 탈선을 막지는 못했다.

NTSB는 다만 정확한 사고 원인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제니퍼 호먼디 NTSB 위원장은 이번 사고에 관해 설명하면서 "100% 방지할 수 있었다. 우리는 '사고'라고 부르지만, (우연히 일어나는) 사고라는 건 없다. 우리가 조사하는 모든 사건은 모두 방지가 가능한 것들이다"라고 말했다.

최종 보고서 발간에는 12개월 내지 18개월이 걸릴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